농업혁신·생명연장·탄소제로 … 더 나은 삶 위한 기술 쏟아진다
삶의 질과 직결된 '인간 안보' 화두
TV 대신 헬스케어회사 기조연설
20학번 전원 견학 … 나만의 길 찾길
"CES가 과거 기술과 기계에 집중했지만, 최근에는 인간 안보(Human Security)에 관심을 갖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고 CES 2023에서는 이 같은 행보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2023년의 기술 트렌드로 헬스케어와 지속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김무환 포스텍 총장이 이달 5~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3'을 앞두고 매일경제와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포스텍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매경미디어그룹과 공동으로 기술 트렌드 분석을 진행한다. 포스텍은 CES 2023에 20학번 학부생 181명 전원을 파견하는 파격적인 시도에 나서기도 했다.
김 총장은 CES 2023에서 특히 주목하고 싶은 기술 분야로 헬스케어와 지속가능성을 꼽았다. 그는 "CES 2022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것은 헬스케어 회사인 애벗(Abbott)의 기조연설이었다. TV나 DVD가 소개되던 행사에서 헬스케어가 소개된 것"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당연한 흐름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인공지능(AI)이나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시대에 인간이 갖게 되는 관심은 자연히 건강과 장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IT와 빅데이터, AI와 결합한 헬스케어는 이제 CES에서 중요한 축을 차지하게 됐다"며 "CES 2023에는 미국의 여러 헬스케어 기업과 함께 미국 위스콘신주와 미시간주를 아우르는 대형 병원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어떤 내용이 나올지 궁금하다"고 설명했다.
지속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농기계의 테슬라'로도 불리는 존디어(John Deere)의 존 메이 최고경영자(CEO)의 CES 2023 키노트 연설에 주목했다. 자율주행 트랙터로 잘 알려진 존디어는 2019년부터 CES에 출품을 해왔고, 전 세계 농기계시장 점유율이 32%에 달하는 기업이다.
김 총장은 "이런 회사가 전면에 서게 된 것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중국 봉쇄 등 곡물 가격 상승의 다양한 국제적 정세 때문"이라며 "안정적으로 식량을 공급하려면 농업 혁신이 필요하고, 농업 혁신을 중요한 무대에 세운 것은 CES가 기업이 보유한 혁신 기술의 방향에 더 높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김 총장이 주목하는 미래 기술 역시 인간을 향한 분야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세계의 경제·문화를 바꿔놓은 가운데 전염병의 대유행과 관계없이 진행돼 온 4차 산업혁명이 노동시장을 뒤바꾸면서 인간의 관심사 역시 달라지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건강과 장수의 가장 큰 해가 되는 것은 환경오염에 따른 새로운 질병, 식량 부족으로 인한 영향 결핍,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등이 있다"며 "이들 분야는 단순히 바이오나 환경과학 등 특정 부문에서만 다뤄지는 것이 아니라 IT나 소재, 화학 등 다양한 분야가 융합돼야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총장은 "탄소 감축은 인류 전체의 생존이 걸린 중요한 어젠다로 국가 간 이해관계, 산업 생산성과 비용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한 측면만 고려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포스텍은 CES 2023에 20학번 학부생 전원을 파견했다. 이는 학생들에게 최고의 기술경연장인 CES 현장을 경험하도록 한 파격적인 시도라는 평가다.
김 총장은 "CES가 단순히 기업들의 최신 기술을 공개하는 장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제조업과 중공업에 IT와 로보틱스가 도입되고 자동차는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하는 등 여러 분야의 융합이 이뤄졌다"며 "CES는 이제 모든 산업과 인류의 삶 전반을 다루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CES에서 공개되는 것은 기업이 추구하는 가장 최신의 기술이기 때문에 학생들에겐 자신의 전공과 접목해 어떤 분야로 나아가야 할지 생각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스텍은 CES 2023에서 포스코와 함께 공동 벤처관을 구성했다. 이번에 구성한 공동 벤처관은 지난해에 비해 2배나 규모를 키웠다. 김 총장은 "포스텍 학생이 창업한 기업이 CES에 참가한 이후로 포브스가 선정하는 100대 아시아 유망 기업에 뽑히기도 했다"고 말했다. 포스텍은 '학생창업팀'이라는 행정조직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의 창업을 관리하고 지원해주는 조직이다. 학생창업팀의 신설 이전 연 평균 3.6건이었던 학생 창업 건수는 3년 만에 9.5건으로 크게 늘었다.
[라스베이거스/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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