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中군중, 폭죽놀이 막자 경찰차 뒤집어
백지시위 후 法집행에 반감
공권력 상대 거센 저항 늘어
중국에서 새해 폭죽놀이를 강행하려는 시민들이 저지하는 경찰과 대립하고 경찰차를 뒤집는 등 공권력에 거칠게 저항한 사건이 일어났다. 전통적으로 강한 공권력을 바탕으로 시위를 진압해온 중국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해 말 전국적으로 확산했던 '백지시위' 이후 공권력에 도전하는 모습이 재연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3일 중국 웨이보와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전날 밤 허난성 저우커우시 루이현 주민들이 폭죽을 쏘려는 사람들을 연행하려던 경찰과 대립하는 영상과 사진이 퍼졌다. 경찰이 폭죽을 사용한 사람들을 연행하려고 하자 주민들은 경찰차를 에워쌌고, 일부는 차 위에 올라가 유리창을 발로 부수거나 경찰차에서 떼낸 번호판을 들고 흔들기도 했다. 영상에는 경찰차가 전복되고 차 유리창이 전부 깨진 모습이 담겼다. 소요 사태는 무장 경찰이 출동한 후에야 진정됐다. 이후 주동했던 청년들은 경찰서에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현 영상은 트위터에서만 180만회 가까이 조회됐다.
폭죽놀이를 둘러싼 갈등은 루이현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벌어졌다. 지난해 12월 31일에는 허난성 쉬창에서 폭죽놀이를 막는 공안과 주민들이 충돌했다. 중국에서는 새해에 악귀나 액운을 쫓기 위해 폭죽을 터뜨리는 전통이 있지만, 최근에는 대기오염과 안전상 문제로 폭죽놀이를 규제하는 곳이 늘었다.
이 같은 충돌이 일어나는 것 자체가 공권력의 위신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강압적인 제로 코로나 정책과 이를 비난하는 백지시위를 거치면서 법 집행에 대한 시민들의 반감이 커졌다. 많은 네티즌은 루이현 사건을 '치기 어린 젊은이들의 일탈'이라며 비난했으나, 일각에서는 연행된 젊은이들을 '진짜 영웅'이라며 추켜세웠다. 소요를 진압하러 '탱크'에 가까운 차량이 출동한 것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백지시위 소식 등을 전하며 영향력 있는 논객으로 떠오른 '리 선생님은 네 선생님은 아니야'는 트위터에 "중국 사회에서 자신을 표현하려는 욕구와 이를 막는 현실에 대한 불만이 모두 극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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