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값 연초부터 초강세
129엔대 넘어 7개월래 최고
연초부터 일본 엔화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엔화값은 3일 달러당 129엔대를 넘어서며 지난해 6월 이후 약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추가로 금융 완화 축소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엔화값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엔화 가격은 일본은행의 초저금리 정책 여파로 지난해 10월 20일 달러당 150엔대까지 급락하며 32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불과 2개월 반 만에 달러당 21엔가량 급등했다. 엔화값이 상승한 배경으로는 일본은행의 추가 정책 수정에 대한 기대감이 꼽힌다.
그동안 일본은행은 10년물 국채 금리가 0.25%를 넘지 않도록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방식의 금융 완화 정책을 지속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20일 장단금리조작(YCC) 운용을 재검토하며 10년물 국채 금리 상한선을 기존 대비 2배인 0.5%로 '깜짝' 인상했다. 사실상 금리 인상 결정이라는 시장 분석과 함께 엔화는 달러당 130엔대까지 치솟았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오는 4월 퇴임하고 나면 일본은행이 현재 마이너스(-0.1%)인 단기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의 오드리 차일드 프리먼 수석전략가는 "엔화값이 125엔까지 치솟는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앞설 수 있다"면서 "상반기에 125엔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선 올해 투자 테마 중 하나로 엔화 가치 상승에 주목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새해를 맞아 시장 전문가 6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약 70%가 올해 달러당 엔화값이 '120~126엔 미만'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의 전체 전망치 평균은 달러당 122엔이었다. 절반 이상이 올해 일본의 장기 금리 상한을 '0.7% 이상'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올해 다시 엔저(엔화 약세)가 진행될 가능성은 낮게 평가했다. 일본 당국의 엔화 매입을 통한 환율 개입에 대해 약 88%가 '올해 실시할 가능성은 없다'고 답했다. 이들이 예상한 올해 엔·달러 환율의 최저치 평균은 141엔이었다.
닛케이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최근 치솟는 물가 상승 압력으로 물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구로다 총재의 전매특허인 금융 완화 정책도 수정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은행이 금융 완화를 축소하면 일본의 장기 금리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선 미국과 금리 차이가 줄어들면서 달러를 매도하고 엔화를 매입하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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