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19% 이자에도 현금서비스로 빚 돌려막기
리볼빙도 7조 넘어 매달 경신
카드론과 달리 DSR 적용제외
다중채무자 전락 위험 높아
가계부채 부실화 뇌관 부상
카드사, 금리 올리고 한도줄여
30대 직장인 강 모씨는 2021년 은행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3억원 넘게 받아 내 집 장만에 성공했지만, 작년 하반기 대출 금리가 연 7~8%에 육박하면서 매달 갚는 대출 원리금이 월급과 거의 같아졌다.
대출 이자와 아이 학원비 등 생활비 용도로 연말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3번 신청했다. 강씨는 "급한 불은 껐지만 빚이 더 늘어난 꼴"이라며 "당장 이달부터 어떻게 갚아나가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대표적 '급전' 대출 창구인 카드사의 현금서비스와 리볼빙 이용액이 치솟고 있다.
지난해 물가가 올라 지출액이 늘어난 가운데, 금융권 대출 금리가 급등하면서 이자 부담이 커지고 연말 제2금융권 회사들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출 줄이기에 나서자 현금서비스와 리볼빙에 수요가 폭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금융감독원과 여신금융협회 등에 따르면 현금서비스 누적 이용액(7개 전업카드사 기준)은 지난해 11월 기준 47조7797억원으로 집계됐다. 자금 수요가 늘어나는 '연말 효과'로 작년 한 해 현금서비스 이용금액은 52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는 2019년(52조3244억원) 이후 최대다. 리볼빙 잔액도 지난해 11월 기준 사상 최대인 7조원을 넘어섰다.
급증하는 현금서비스와 리볼빙 이용액은 영끌족뿐 아니라 서민들 사이에서 실생활에 필요한 급전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금서비스는 보통 개인 신용카드한도의 40% 수준에서 결정되고, 대출기한이 1개월로 짧다. 집을 사거나, 투자할 때 등 큰돈이 필요한 경우에는 현금서비스를 활용하기 어렵다.
여신금융협회 최신 공시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의 현금서비스 평균 금리는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도 이미 연 17%를 모두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7~9월 중 신규 취급액 기준이다. 리볼빙 평균 금리도 상단이 연 18%대 중반이다. 리볼빙을 이용하다가 연체하면 최대 3%포인트의 가산금리도 붙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비싼 이자 위험을 감수할 정도로 궁지에 몰린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은행 대출과 카드론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하면서 '풍선효과'로 수요가 현금서비스와 리볼빙에 몰렸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카드론 누적 이용금액은 지난해 9월 34조6227억원에서 11월 34조2866억원으로 3361억원 줄었다.
문제는 현금서비스와 리볼빙은 대출 부실화 위험이 크다는 점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엔 영끌족이나 빚투족 외에도 고금리 여파로 현금서비스와 리볼빙으로 '빚 돌려막기'를 하다 채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한계 상황에 놓였다는 사람들의 글들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카드사들은 대출 한도를 줄이고 금리를 크게 올리는 식의 '고육책'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금서비스 이용자를 줄이려면 금리를 올리고 한도를 줄이는 방법밖에 없기 때문이다.
[임영신 기자 /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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