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월부] '머스크 리스크'에 실적악화까지 …"테슬라를 어찌할꼬"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3. 1. 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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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판매 기대 못미친데다
올해 예상 실적은 더 암울
中 전기차 기업 추격도 변수
120달러선 주저앉은 주가
월가선 상승·하락 전망 엇갈려

◆ 월가월부 ◆

지난해 주가가 3분의 1 토막이 난 테슬라가 이번엔 예상을 밑도는 실적을 내놨다. 제품 가격 인하와 생산 중단으로 전기차 수요 감소에 대응해보려 했지만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월가에서는 떨어질 대로 떨어진 테슬라 주가의 적정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테슬라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 40만5278대를 최종 고객에게 인도했다. 1년 전인 2021년 4분기 30만8600대와 비교하면 31%가량 늘어난 수치지만 월가 예상치에는 못 미쳤다.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테슬라 인도량 예상치는 42만5000대였다. 테슬라는 지난해 총 131만대를 인도해 2021년 대비 40% 증가한 실적을 거뒀지만 당초 회사가 제시한 성장률(50%)을 달성하는 덴 실패했다.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둔화로 테슬라의 4분기 인도량 전망치는 지난해 중반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미국 CNBC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팩트셋이 집계한 월가의 4분기 예상 테슬라 인도량은 42만대였는데 12월에는 42만7000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전망치가 지속적으로 감소해왔음에도 실제 수치는 이 수치에마저 도달하지 못한 것이다. 테슬라 측은 이번 4분기 인도량 결과에 대해 "차량 생산, 유통 방식이 바뀌면서 아직 인도되지 못하고 남아 있는 차량이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부터 인도량 추이를 살펴보면 시장 예상치에 미달하는 인도량 폭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1~2분기 시장 예상치와 유사하거나 2000대가량 부족한 인도량을 보였지만 지난해 3분기에는 이 폭이 2만대 이상으로 커졌다. 견조한 수요를 공급이 따라주지 못해 생산량이 인도량에 비해 적거나 유사했던 지난해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에는 생산량이 인도량에 비해 많아지는 현상도 뚜렷해졌다.

토니 사코나기 번스타인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테슬라가 직면한 수요 둔화의 강도를 과소평가한 것 같다"며 "2023~2024년 테슬라의 인도량은 크게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의견을 내 온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연구원도 "수요 감소가 분명히 테슬라에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며 "4분기 수치는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실적도 장담할 수 없다. 테슬라는 지난해 12월 24일~이달 1일 이례적으로 중국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재고가 충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수요를 진작하기 위해 급격히 가격을 인하하기까지 했으나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유사한 시기에 지난해 12월 인도량을 발표한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면서 테슬라 실적과 대조를 이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전기차 기업 리오토의 주가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전 거래일 대비 9.7% 올라 거래되고 있다. 지난 1일 발표된 판매량 증가 때문으로 분석된다. 리오토는 지난해 12월 차량 2만1233대를 인도해 2021년 12월 대비 51% 증가한 실적을 발표했다.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약진은 테슬라에는 호재 또는 악재로도 작용할 수 있어 이미 지난해 주가가 3분의 1 토막이 난 테슬라 주주들에게 더욱 혼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전기차 수요가 견조하다는 시그널로 비칠 수 있지만 동시에 시장 경쟁 강도가 강해진다는 의미도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테슬라의 현재 주가가 적정한지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테슬라 주가가 미래 성장성을 반영한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적용하면 최대 162%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가 하면 동종 자동차 업계의 기업가치를 적용했을 땐 주가가 오히려 85% 추가 급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현재 주당 123달러에 머물고 있는 테슬라 주가를 두고 월가는 테슬라의 적정 주가를 찾기 위한 4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긍정적인 시나리오는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목표주가를 적용하는 것이다. 미국 경제지인 인베스터스 비즈니스 데일리(IBD)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12개월 평균 테슬라 목표주가는 주당 251달러다. 현 주가 대비 104%의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애덤 조너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2023년 전기차 시장은 수요가 공급을 넘었던 지난 2년과 다르다. 목표주가를 기존 주당 330달러에서 250달러로 하향한다"면서도 "비중확대 등급은 유지한다"고 밝혔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대표적 우량주인 애플과 동등한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애플 주가는 2023년 예상 수익(주가수익비율·PER)의 약 20배에 거래되고 있다. 동등한 기업가치를 테슬라에 부여하면 테슬라 주가는 주당 110달러가 된다. 현재 주가와 유사한 수준이다.

특히 애플의 주가이익증가비율(PEG) 지표를 활용하면 테슬라의 적정 주가는 주당 323달러가 된다. PEG는 PER를 주당순이익(EPS) 증가율로 나눈 값으로, PER에 해당 기업의 성장성을 반영한 개념이다. 현재 주가로부터 약 162%의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인데 해당 주가는 테슬라가 연평균 29.2% 성장하는 것을 가정하고 있다.

부정적 시선도 적지 않다. 테슬라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밸류에이션과 일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S&P500지수는 지난 12개월 동안 수익의 약 17~18배에 거래되고 있다. 이 경우 테슬라의 적정 주가는 주당 57달러가 된다. 월가 애널리스트 목표주가 중 최저 수치와 근접한다. 최악의 경우엔 기타 자동차 종목과 유사한 기업가치를 적용하는 것이다. 포드, 제너럴모터스(GM)의 PER는 5~6배에 불과하다. 중간점인 5.5배를 테슬라에 적용하면 적정 주가는 주당 17.82달러로 떨어진다. 이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85% 추가 급락할 여지가 있다.

[강인선 기자 /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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