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오스카' 세자르상 "성범죄 의혹 있으면 시상식 못 온다" 철퇴

김지혜 2023. 1. 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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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세자르상이 성범죄 의혹을 받는 영화인은 기소 여부와 상관없이 시상식에 초청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세자르상을 주최하는 프랑스 영화예술기술아카데미는 2일(현지시간) 배포한 성명을 통해 "성범죄, 혹은 성차별적인 폭력 행위로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는 사람들은 올해 시상식에 올 수 없다"는 방침을 공개했다.

성범죄 의혹이 제기된 영화인의 시상식 참석 및 수상에 대한 자국 내 영화인과 팬들의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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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프랑스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세자르상이 성범죄 의혹을 받는 영화인은 기소 여부와 상관없이 시상식에 초청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세자르상을 주최하는 프랑스 영화예술기술아카데미는 2일(현지시간) 배포한 성명을 통해 "성범죄, 혹은 성차별적인 폭력 행위로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는 사람들은 올해 시상식에 올 수 없다"는 방침을 공개했다.

아카데미는 "피해자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비록 아직 피해자로 추정하는 단계일지라도 폭력 행위로 사법 당국의 수사를 받는 사람을 부각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성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에게 수상 자체를 금지할 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조치는 앞서 프랑스 영화 '레 자망디에'(Les Amandiers)의 주연 배우 소피안 베나세(25)가 여러 차례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된 후 나온 것이다.

베나세는 영화 '레 자망디에'가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신예다. 올해 세자르상 시상식에서 신인상 수상이 유력했지만, 성범죄 의혹이 제기된 이후 후보 명단에서 제외됐다. 현재 성폭행 혐의 등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으나 본인에게 제기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세자르상 측은 이 문제를 두고 오랜 기간 고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성범죄 의혹이 제기된 영화인의 시상식 참석 및 수상에 대한 자국 내 영화인과 팬들의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다.

일례로 2020년 시상식에서 로만 폴란스키(89) 감독에게 감독상을 줘 프랑스 영화계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당시 폴란스키 감독은 영화 '장교와 스파이'(An Officer and a Spy)로 작품상과 각본상 등 총 12개 부문 후보에 올랐고, 감독상과 의상상을 받았다.

폴란스키 감독은 당시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감독상 수상자로 이름이 호명되자 프랑스의 대표 연기파 배우인 아델 에넬이 시상식을 박차고 나갔다. 아델 에넬은 그해 10대 시절 촬영 감독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폭로하며 미투 행렬에 동참했다. 이날 에넬은 프랑스 최고 권위를 가진 시상식의 결정을 존중할 수 없다는 의사 표시를 확실히 한 것이다. 또한 이날 시상식장 밖에서는 폴란스키 감독을 규탄하는 시위도 열렸다.

폴란스키 감독은 미국과 유럽 등에서 다수의 미성년자에게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으며 40년 넘게 도피 중이다. 그는 유럽으로 넘어가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고 파리에서 살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2003년 영화 '피아니스트'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았고, 2019년 '장교와 스파이'로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을 받는 등 성추행 의혹과는 상관없이 감독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세자르상의 결정은 최근의 여론을 수용한 결과다. 다만 작품에 대한 평가와 개인의 도덕을 철저하게 구분 짓는 해당 시상식의 심사 경향을 고려했을 때 수상에까지 영향을 끼칠지는 알 수 없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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