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기차로 부활하는 美제조업 vs 공장 건설마저 노조에 막힌 한국
미국 자동차 산업이 화려한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대전환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힘입어 최근 미국에서 자동차 공장 건설 붐이 일고 있다. 제조업 퇴조로 '러스트벨트'로 불렸던 지역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한다. 미국 자동차연구센터(CAR)의 분석 결과를 보면 2021~2022년 2년간 미국 내 자동차 산업 신규 공장 투자 금액은 무려 700억달러(약 90조원)에 달한다. 미국이 전기차 조립 공장과 전기차 배터리 부품·소재 공장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 자동차 산업 부활의 배경에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로 대표되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제조업 육성 정책이 자리 잡고 있다. IRA를 통해 북미지역에서 조립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고, 미국 내 배터리 생산에 거액을 지원하는 초강수까지 뒀다. 자국에서 생산한 후 미국으로 수출해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 보니 각국 기업들이 꼼짝없이 미국으로 집결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현대모비스, LG에너지솔루션 등도 미국에 공장을 건설 중이거나 지을 계획이다.
미국 정부가 전기차 부흥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우리 정부는 기업에만 의존한 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게다가 한국의 전기차 공장 건설은 노동조합에 가로막혀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5월 기아 화성공장에 전기차 목적기반차량(PBV) 전용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노조가 생산 규모에 반대하면서 8개월째 표류 중이다. 애초 목표는 올해 상반기 착공, 2025년 하반기 양산이었는데 노조 반발로 계획이 틀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화성공장은 현대차의 해외 공장 건설로 인한 국내 고용 위축을 우려한 결정인데 노조가 공장 규모를 늘리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으니 황당하다. 미래 차 전략은 기업과 근로자 모두의 생존이 걸린 문제다. 차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투자 결정까지 노조의 허락을 받아야 하니 기업들이 치열한 글로벌 전기차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노조는 급변하는 시대 변화에 눈 감은 채 밥그릇 지키기만 고집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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