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반려동물 연 12만 마리 유기…진료비 공개 시작

홍화경 2023. 1. 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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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반려동물 인구 천 5백만 가구 시대지만, 안타깝게도 동시에 한 해 십 만 마리 넘는 동물들이 버려지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이 버려지는 많은 경우는 예상보다 돈이 많이 들고, 아프거나 사고를 당했을 때인데요.

동물병원마다 천차만별인 진료비, 올해부터는 병원들이 공개해야 하고, 내년까지 진료항목에 대한 표준화 방안도 추진됩니다.

홍화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늘 내 곁을 지켜주는 또 하나의 가족.

위로가 되는 소중한 존재, 바로 반려 동물입니다.

반려 동물 인구는 천5백만 가구를 넘어섰는데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 해 12만 마리가 버려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무슨 이유 때문일까요?

이 여성은 반려견 두 마리를 키웁니다.

나이가 들거나 질병이 있는 유기견을 입양했는데, 비용이 부담입니다.

[서미진/서울 중랑구 : "예기치 못한 지출들이 많이 발생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까 조금 그런 부분들이 장애물로 작용하게 되는 것 같고요."]

정부의 한 조사를 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네 명 가운데 한 명이 양육 포기를 고민한 적이 있다고 답했는데요.

그 이유로 물건 훼손이나 짖음 등 행동 문제가 가장 컸고, 예상보다 돈이 많이 든다, 질병에 걸리거나 사고를 당했다. 등의 순이었습니다.

이런 유기를 막으려고 2014년부터 반려동물등록제가 시행됐는데요.

태어난 지 2달 이상 된 반려견을 지자체에 등록하지 않으면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됩니다.

하지만 반려견은 추적이 되지 않다 보니 견주 자율에 맡길 수밖에 없어 등록률은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과태료 처분 사례도 없다시피 합니다.

몸에 칩을 심는 방식이 불편하다는 이유 때문인데요.

정부는 대신 코주름 같은 생체 정보를 활용하는 등록 절차 간소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그 효과는 미지숩니다.

[조희경/동물자유연대 대표 : "'등록제'로 보호자는 계속 관리, 추적이 된다는 것도 인식할 수 있게 해줘야 됩니다. 입양하기 전에 '내가 정말 끝까지 책임질 수 있을까'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계기도 되거든요."]

동물병원 진료비가 비싸다는 지적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병원마다 가격 차가 커서 부르는 게 값이란 얘기까지 나오는데요.

실제로 소비자단체의 조사 결과, 병원마다 필수예방접종은 최대 6배, 야간진료비는 최대 11배까지 차이가 났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 병원은 진료비를 자발적으로 공개했습니다.

["기본 진료비 1만 원, 불소 처치하는 거 3만 원…."]

예방접종부터 입원, 수술비까지 거의 모든 진료비를 알립니다.

[장봉환/'진료비 공개' 동물병원 원장 : "보호자분들이 미리 진료에 대한 내용이나 비용을 알고 있어야지 준비하거나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니까…."]

하지만, 이렇게 진료비를 공개하는 병원은 10% 남짓에 불과한데요.

천차만별인 진료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개정된 수의사법이 이번 주 부터 적용됩니다.

모레부터 수의사 2인 이상인 병원은 진료비를 반드시 게시해야 하고요. 내년부터는 모든 병원으로 확대됩니다.

이렇게 되면 양육자들이 병원 간 진료비를 비교할 수 있게 돼, 가격이 낮아질 수 있을 거라는 취지입니다.

문제는 표준화입니다.

같은 증상이라도 병원마다 검사 항목과 수술 방식이 달라 공개된 진료비를 단순 비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수의업계 관계자 : "개, 고양이, 토끼, 기니피그. 이런 수십 종의 동물들을 치료하잖아요? 개 한 종만 해도 1kg 미만의 진짜 작은 애들부터 50kg 넘는 큰 애들도 있고…."]

정부는 일단 주요 진료 항목 100개를 골라, 내년까지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는데요.

표준화가 이뤄지면 그나마 진료비 부담을 덜어줄 '펫보험' 상품도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심준원/펫핀스 대표 : "일본은 지금 한 (가입률이) 9~10%, 보험 시장만 7천억 원 이상 시장이 형성되어 있고요. (전제 조건은) 질병 코드랑 항목이 표준화가 완벽하게 돼야 하는 거죠."]

정부는 더 나아가 진료비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수가제' 도입을 위한 연구 용역도 의뢰할 계획이지만, 실제 도입까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김신형/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홍화경 기자 (vivi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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