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흠 대표, 270만 명 '영어교육 앱' 만든 카트라이더 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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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회의 때 수모를 겪었죠. 그 뒤로 전화 영어부터 인터넷 교육 수강까지 안 해본 것이 없습니다."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은 '영어'였다.
그는 현재 영어교육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다.
박 대표는 당시 영어 실력에 대해 "읽기랑 쓰기는 80~90점을 줄만 했는데 말하기가 50점 수준이었다"며 "회의 때 말을 꺼리다 보니 '저 사람 바보 같다'는 말이 나온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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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흠 이팝소프트 대표
정보올림피아드 휩쓴 컴공 출신
국제회의 때마다 영어가 '발목'
매일 90분 2년 공부로 영어 정복
영어단어 앱 '말해보카' 출시
"올해 일본시장도 진출할 것"
“글로벌 회의 때 수모를 겪었죠. 그 뒤로 전화 영어부터 인터넷 교육 수강까지 안 해본 것이 없습니다.”
대구과학고를 거쳐 서울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학창 시절 내내 정보올림피아드에서 상을 받았다. 사회에 나와선 ‘크레이지 아케이드’ ‘카트라이더’ 등 유명 게임을 개발했다. 공부든, 일이든 어느 누구에게도 “못한다”는 말을 듣지 않고 살아왔다. 박종흠 이팝소프트 대표(사진) 얘기다.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은 ‘영어’였다. 자신이 세운 게임회사 J2M소프트가 글로벌 기업인 일렉트로닉아츠(EA)에 인수된 직후다. 부족한 영어 실력에 회의 때마다 망신당하기 일쑤였다.
박 대표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영어 정복에 걸린 시간이 꼬박 2년”이라며 “문법 지식으로 말을 설계하면 늦고, 이해 가능한 단어와 문장을 머리에 최대한 쌓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영어교육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다.
박 대표는 대학 1학년 때 넥슨에서 아르바이트생 신분으로 게임 개발을 시작했다. 1996년부터 2004년까지 쉼 없이 일했다. “처음 들어갔을 때 직원이 10명이었습니다. 게임 개발하는 재미에 집도 안 가고 회사에서 먹고 잤습니다.” 개발한 게임은 연이어 대박을 터뜨렸다. ‘내 회사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창업한 뒤엔 서울 곳곳을 배경으로 한 맵 디자인으로 화제를 모은 게임 ‘레이시티’를 개발했다. 회사는 4년 만에 EA에 인수됐다.
EA에서의 생활은 전혀 다른 경험이었다. 콘퍼런스콜이 열리면 미국 캘리포니아 본사 임원과 전 세계 지사장들이 영어로 대화했다. 박 대표는 당시 영어 실력에 대해 “읽기랑 쓰기는 80~90점을 줄만 했는데 말하기가 50점 수준이었다”며 “회의 때 말을 꺼리다 보니 ‘저 사람 바보 같다’는 말이 나온 것 같다”고 했다. 그룹 회화, 화상 영어 등 각종 교육을 받으면서 핵심은 단어와 문장에 있음을 깨달았다. 매일 1시간30분씩 출퇴근 시간을 투자해 공부했다.
영어 공부에 몰입하면서 점점 자신감을 얻고, 다양한 언어에 흥미도 갖게 됐다. 그의 서재에는 일본어 러시아어 프랑스어 페르시아어 등 13개 언어와 관련된 책이 가득하다. 박 대표는 “언어 학습은 게임과 같다”며 “특정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시험을 이겨내고 결국 보상을 얻어내는 기본 구조가 같다”고 말했다. EA에서 ‘피파 온라인3’를 성공시킨 그는 회사를 떠나 영어 단어 앱 ‘말해보카’를 개발했다.
말해보카는 마치 게임처럼 영어를 학습할 수 있다. 박 대표의 철학이 그대로 녹아들었다. 문장에 뚫린 단어 빈칸은 이용자 스스로가 채워나가야 한다. 틀리면서 배우는 구조다. 게임에서 캐릭터가 체력을 잃으며 ‘스킬’을 배우는 것과 비슷하다. 앱 내 캐릭터는 ‘게임 머니’로 치장할 수 있다. 최근 앱 다운로드 270만 회를 넘기며 신규 서비스 ‘말해보카 영어사전’도 내놨다. 박 대표는 “올해 일본 등 해외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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