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제로트러스트, 올 보안업계 키워드 뜬다
경기침체 우려속 고공성장 기회
SK쉴더스·안랩 공격 행보 예상
2023년 경기침체 우려에도 보안업계는 고공 성장을 이어갈 태세를 다지고 있다. 갈수록 심화되는 사이버위협과 클라우드 확산이 위기이자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요 정보보안 기업들의 사업 전략 키워드로 '클라우드'와 '제로트러스트'가 꼽힌다. SK쉴더스, 안랩, 이글루코퍼레이션, 파수, 지니언스 등 주요 국내 기업들의 공격적인 행보가 예상된다.
지난해 랩서스(LAPSUS$)가 삼성전자·LG전자·MS(마이크로소프트) 등을 대상으로 삼은 연쇄 해킹, 친러시아 성향 킬넷(Killnet)의 광범위한 디도스(DDoS) 등 글로벌 해킹그룹의 사이버 공격이 연이어 발생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로트러스트'가 부상하고 있다. 외부뿐 아니라 내부에 대해서도 기존 묵시적 신뢰를 없애고, 잠재 위협을 사전에 식별하고 새로운 접근은 거듭 확인하며 적절한 권한을 부여하는 개념이다.
이런 흐름 속에 지난해 국내 정보보안 기업들도 호실적을 거뒀다. 3분기 누적 실적에서 SK쉴더스, 안랩, 이글루코퍼레이션, 파수 등이 모두 전년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모두 증가하면서 이글루코퍼레이션과 파수가 흑자 전환했고, 지니언스는 전년보다 90.8% 늘어난 수치로 눈길을 끌었다.
보안 투자 증가는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올해 전세계 정보보안·리스크관리 시장이 작년보다 11.3% 성장해 1883억달러(약 240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그 성장동력으로는 △원격·하이브리드 업무 증가 △VPN(가상사설망)에서 ZTNA(제로트러스트네트워크액세스)로의 전환 △클라우드 기반 제공 모델로의 전환 등을 짚었다. 국내 정보보안 기업들의 새해 전략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IPO(기업공개) 재추진 가능성이 열려 있는 SK쉴더스는 기존 물리보안과 사이버보안에 이어 융합보안, 안전·케어(Safety&Care)까지 4대 사업을 중점 추진한다. 올해는 '라이프 케어 플랫폼'이라는 비전 실현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신규사업 투자와 글로벌 사업 확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안랩은 새해 XDR(확장된 탐지·대응), OT(운영기술)보안, 클라우드 네이티브 보안, ZTNA 등 차세대 보안 모델과 관련 기술을 발전시키고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꾀한다.
강석균 안랩 대표는 신년사에서 "2023년은 불안정한 경제 상황으로 인한 위기와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촉발된 기회가 공존하는 한 해"라면서 엔드포인트·네트워크·서비스 영역간 적극적인 연동과 외부 협력강화 등으로 '통합보안' 역량 강화를 주문했다.
이글루코퍼레이션은 보안과 데이터를 두 축으로 삼아 사업을 전개한다. 고유 노하우가 집약된 XDIR(확장된 탐지·조사·대응) 아키텍처를 구현하고, SOAR(보안오케스트레이션·자동화·대응) 사업을 확대한다. OT·클라우드 보안 강화에도 힘을 실을 계획이다. 아울러 AI(인공지능) 보안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데이터 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붙인다. 이미 성과를 내고 있는 일본시장뿐 아니라 중앙아시아·중동과 인도네시아 등에서 사업 확장에 나선다.
파수는 올해 클라우드 기반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와 MSS(관리형보안서비스)를 확대하며 DX(디지털전환) 수요를 공략한다.
지난해 제시한 제로트러스트 보안을 위한 플랫폼 전략은 올해도 지속, 주요 사업 분야인 데이터 보안과 애플리케이션 보안, 엔터프라이즈 협업 관련 플랫폼 전략도 확대한다. 조규곤 파수 대표는 신년사에서 도약을 위한 준비 자세라는 의미를 담아 '스쿼트'를 전략 키워드로 제시했다.
지니언스는 ZTNA와 클라우드 등 차세대 보안 시장에서 우위 선점에 나선다. 해당 시장 점유율 1위인 NAC(네트워크접근제어) 솔루션과, 지난해 제1금융권을 비롯해 누적 고객 수 130곳을 돌파하며 본 궤도에 오른 EDR(엔드포인트 탐지·대응) 솔루션으로 성장 모멘텀을 이어간다. 여기에 더해 ZTNA와 클라우드 보안 시장 공략에 주력한다. 이동범 지니언스 대표는 신년사에서 "전략적인 포석을 통해 또 다시 퀀텀점프 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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