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금융 신년인사회에 불참한 금융권 수장은 누구… 왜?

금융권 주요 수장들이 새해를 맞아 한자리에 모이는 범금융 신년인사회가 오늘(3일) 열린 가운데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관심이 쏠린다.

은행연합회·금융투자협회·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여신금융협회·저축은행중앙회는 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2023년 범금융 신년인사회'를 열었다.

올해 범금융 신년인사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2020년 이후 3년만에 열렸다.

이 자리에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등 주요 금융지주 수장들이 참석했지만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불참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조용병 회장은 CES(소비자가전쇼) 참석을 위해 오늘 라스베이거스로 출국하는 일정이 있어 이번 신년인사회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손태승 회장 역시 업무상 일정으로 불참했다는 게 우리금융 측 설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사실상 손 회장의 사퇴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금융당국 수장들과 함께 자리를 하기엔 부담이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용퇴를 결단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을 향해 "(조 회장이) 3연임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거꾸로 (용퇴를) 발표하면서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을 보면서 리더로서 개인적으로 존경스럽다"며 치켜세운 바 있다.

이 원장이 지난해 11월 손태승 회장의 거취를 겨냥해 사실상 사퇴하라는 의미로 발언한 '현명한 판단' 요구에도 손 회장이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자 이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이 원장은 이날에도 "경기침체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새해에도 금융의 위기대응능력 제고를 위한 건전성 관리 강화에 계속 힘써주길 부탁드린다"면서 금융권 내부통제 기능과 책임경영을 또 다시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020년 1월 우리은행장을 겸했던 손 회장을 상대로 DLF(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내부통제 미비 등을 이유로 '문책경고'의 중징계를 내렸다.

금융사 임원이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으면 남은 임기는 마칠 수 있지만 연임이 제한되고 금융기관에 3년동안 취업할 수 없다.

손 회장은 올 3월25일 임기가 끝나는 만큼 불복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연임을 할 수 없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역시 지난달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5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라임펀드 사태 관련해 CEO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정부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CEO인 손 회장에 라임펀드 책임이 명확하게 있다고 판정한 만큼 더 이상 추가로 얘기할 필요가 없다"며 손 회장을 압박했다.

손 회장은 라임펀드 관련 중징계를 받은 것과 관련해 거취를 두고 장고에 들어간 상태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오는 4일 회장 및 계열사 사장단 선임에 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이달 중 손 회장의 거취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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