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한투증권, 기술·아이디어 도용” 공정위 신고

이지혜 2023. 1. 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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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이 핀테크 분야 스타트업에게 무상으로 제휴서비스 제공을 요구하거나 웹트레이딩시스템(WTS) 구축 사업을 맡겨놓고 스타트업의 기술요소와 아이디어를 도용해 다른 대기업과의 제휴사업에 이용하는 등 불공정 행위를 일삼았다는 신고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접수됐다.

당시 금융위 보도자료를 보면, 인덱스마인이 한국투자증권의 업무위탁을 받아 "개인투자자가 보유한 한국투자증권 증권계좌를 인덱스마인이 운영하는 플랫폼과 연동하고, 동 플랫폼에서 예탁금 또는 포인트 등을 활용해 주식 매매를 하는 웹트레이딩시스템 기반 서비스"를 만들기로 했다고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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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계약 맺을 것처럼 하며 무보수 용역 강제
스타트업 기술 차용해 별도 서비스 출시까지
한국투자증권. 연합뉴스

한국투자증권이 핀테크 분야 스타트업에게 무상으로 제휴서비스 제공을 요구하거나 웹트레이딩시스템(WTS) 구축 사업을 맡겨놓고 스타트업의 기술요소와 아이디어를 도용해 다른 대기업과의 제휴사업에 이용하는 등 불공정 행위를 일삼았다는 신고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접수됐다.

3일 <한겨레> 취재결과, 금융·핀테크 분야 스타트업인 인덱스마인은 지난달 13일 한국투자증권을 불공정거래 행위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한국투자증권이 핀테크 스타트업에 큰 계약을 맺어줄 것처럼 굴면서 각종 무보수 용역을 강제하고, 결과적으로는 계약을 무산시킨 뒤 스타트업이 제공한 기술요소와 아이디어를 차용해 별도로 서비스를 출시했다는 내용이다.

인덱스마인의 한국투자증권 신고서 등 관련 자료를 보면, 인덱스마인은 2020년 5월부터 주가예측리그 서비스를 바탕으로 한국투자증권과 첫 제휴 관계를 맺었다. 이후 한국투자증권은 이벤트 서비스 기반으로 실제 주식 매매까지 연계할 수 있는 웹트레이딩시스템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2021년 1월 인덱스마인에 10억원(발행주식 총수의 16.58%)을 출자하기에 이른다.

투자가 성사된 뒤 두 회사는 관련된 업무제휴계약도 체결했지만, 인덱스마인은 이후 한국투자증권의 지속적인 ‘무보수 용역’ 강요를 받아왔다는 입장이다. 2021년 3월 한국투자증권은 인덱스마인의 주식투자 이벤트 앱인 ‘어니언’을 한국투자증권 개인고객 전용으로 개발하라며 업무제휴계약을 체결했지만, 이벤트 비용(상금) 이외의 보수는 일절 지급하지 않고 미뤄왔다는 것이다.

인덱스마인이 한국투자증권의 ‘구두 약속’을 믿고 부당한 처우를 참아온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2021년 12월 인덱스마인은 금융위원회가 인정한 한국투자증권의 ‘지정대리인’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지정대리인은 핀테크 기업이 금융회사의 계좌개설·투자매매 등 본질적 업무를 위탁받아 운영할 수 있도록 별도의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다. 당시 금융위 보도자료를 보면, 인덱스마인이 한국투자증권의 업무위탁을 받아 “개인투자자가 보유한 한국투자증권 증권계좌를 인덱스마인이 운영하는 플랫폼과 연동하고, 동 플랫폼에서 예탁금 또는 포인트 등을 활용해 주식 매매를 하는 웹트레이딩시스템 기반 서비스”를 만들기로 했다고 적혀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정대리인 지정 이후 따라와야 할 본계약을 미룬 채 지난달 인덱스마인에 제휴 관계 종료를 통보했다.

지난달 한국투자증권은 인덱스마인을 배제한 채 카카오뱅크와 함께 웹트레이딩시스템 서비스를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박상우 인덱스마인 대표는 “한국투자증권이 카카오뱅크와 함께 서비스를 진행하는 방식은 인덱스마인이 한국투자증권에 수차례 제시했던 기술요소와 아이디어를 포함하고 있다”며 “지정대리인 지정 이후에도 계약을 미루며 업무비밀만 제공받다가 우리가 필요 없어지자 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투자증권 측은 인덱스마인의 기술요소와 아이디어를 도용해 다른 대기업과 제휴사업을 맺은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우리가 인덱스마인과 업무제휴계약을 맺은 것은 2020년 5월이고, 카카오뱅크는 이미 2019년부터 웹트레이딩시스템 개발 및 상용화에 나선 바 있다”며 “또한 인덱스마인과 카카오뱅크의 서비스와 기술방식은 서로 다르다”라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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