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터넷 속도 순위, 지난해 27계단 하락…왜?

정인선 2023. 1. 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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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인터넷 강국'이라는 것도 옛 말이 됐다.

통신사들이 '탈통신'을 외치며 돈벌이 하는 데만 집중하고 통신망 고도화 투자를 게을리한 탓에 한 때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던 우리나라 인터넷 속도가 3년 사이에 30위 밖으로 밀려났다.

업계에선 우리나라 인터넷 속도와 순위가 떨어진 이유에 대해 "인터넷 통신망을 먼저 구축하면서 품질이 열악한 동축혼합망 등을 썼고, 후발국들은 이보다 빠른 속도를 지원하는 광케이블을 구축한 영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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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테스트 조사…3개월 새 40Mbps 하락
모바일 인터넷 속도도 1년 새 2위→3위로
통신사 ‘탈통신’ 외치더니…정부도 방관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은 인터넷 강국’이라는 것도 옛 말이 됐다. 통신사들이 ‘탈통신’을 외치며 돈벌이 하는 데만 집중하고 통신망 고도화 투자를 게을리한 탓에 한 때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던 우리나라 인터넷 속도가 3년 사이에 30위 밖으로 밀려났다. 통신망 성능과 품질은 온라인 서비스와 디지털 콘텐츠 산업 발전의 기반이라는 점에서, 국내 온라인 서비스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윤석열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디지털 전환 정책의 효과를 떨어트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인터넷 속도 측정 누리집 ‘스피드테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우리나라 초고속인터넷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171.12Mbps, 국가별 비교 순위는 34위로 집계됐다. 국가별 순위는 2019년 2위에서 2020년 4위, 2021년 7위로 밀려난데 이어 지난해에는 무려 27계단이나 하락했다.

우리나라 인터넷 속도 순위는 최근 몇 달 사이 가파르게 떨어졌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지난달 말 ‘2022년 국가지능정보화 백서’를 발간하며 인용한 지난해 8월 스피드테스트 조사 결과를 보면, 당시 한국 초고속인터넷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210.72Mbps로 세계 19위였다. 불과 석 달 사이에 속도가 40Mbps 떨어지고, 순위는 15계단 밀려난 셈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초고속인터넷 평균 다운로드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는 모나코로, 평균 320.08Mbps였다. 싱가포르(295.78Mbps), 칠레(291.62Mbps), 홍콩(285.25Mbps), 스위스(278.40Mbps)가 뒤를 이었다. 선두 순위 나라들의 속도가 우리나라보다 2배 가까이 빠른 모습이다.

업계에선 우리나라 인터넷 속도와 순위가 떨어진 이유에 대해 “인터넷 통신망을 먼저 구축하면서 품질이 열악한 동축혼합망 등을 썼고, 후발국들은 이보다 빠른 속도를 지원하는 광케이블을 구축한 영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통신사들이 탈통신 전략을 펴며 통신망 고도화 투자를 소홀히하고, 정부 역시 이를 방치한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초기에는 어쩔 수 없이 동축혼합망을 썼더라도, 이후 기술 흐름에 따라 통신망을 광케이블로 대체하는 등 고도화해야 했다는 것이다.

통신 3사의 최근 4년치 영업이익과 설비투자액(CAPEX) 추이를 보면, 영업이익은 급증한 데 비해 설비투자액은 줄어들었다. 5세대(5G) 이동통신 설비 투자분을 빼면, 이른바 백본으로 불리는 유선통신 구간 설비투자액은 더 쪼그라든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2012년 엘티이(LTE), 2019년 5세대 이동통신 등 새로운 통신망이 들어오는 시기에 대규모 투자가 주로 이뤄져 이외 기간에는 투자 금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사실상 이를 방관해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통신사들 투자 규모는) 신규 비즈니스 모델이 출시될 때 늘어났다가 안정화되면 줄어드는 경향이 있어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국내 통신사들의 경우 (유선보다도) 무선 광케이블 등 위주로 투자를 활발하게 하고 있어 무선 서비스 품질이 비교적 뛰어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 설명과 달리, 우리나라는 무선 인터넷에서도 밀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우리나라 모바일 인터넷 평균 속도는 245.58Mbps로 비교 대상 국가 중 3위를 기록했다. 1년 전인 2021년 11월 2위에서 한 단계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기준 모바일 인터넷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로 323.10Mbps였다. 이어 카타르가 310.17Mbps로 2위를 차지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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