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나라 축구장 한 곳엔 펠레 이름을"

김형주 기자(livebythesun@mk.co.kr) 2023. 1. 3.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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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간 선수생활 한
브라질 산투스서 공개추모
조문대기줄 2~3㎞까지
팬들, 폭죽·노래·볼트래핑 등
축제 같은 모습으로 애도
펠레의 시신이 2일(현지시간) 브라질 산투스의 빌라 베우미루 축구장에 안치돼 있다. 펠레는 프로팀 산투스FC에서 18년간 뛰며 660경기 출전, 643골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연합뉴스】

"펠레는 영원하다. 우리는 전 세계 모든 나라에 축구장 한 곳은 펠레의 이름을 붙여달라고 요청할 것이다."

'축구 황제' 펠레를 떠나보내는 장례식에서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취재진에게 이같이 밝혔다.

2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남동쪽 항구 도시 산투스의 빌라 베우미루 축구장에는 새벽부터 펠레와 마지막 작별을 하려는 추모객들이 운집했다. 지난달 30일 타계한 펠레의 일반인 공개 추모 절차는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24시간 일정으로 마련됐다. 산투스는 역사상 최고의 축구선수로 평가받는 펠레가 18년 동안 프로선수 생활을 한 산투스FC의 연고지다.

1만6000석 규모 관중석은 '왕이여 만세'라는 글귀를 인쇄한 대형 플래카드와 펠레 등번호 '10' 장식물 등으로 꾸며졌고, 경기장 밖 펠레 조형물에는 지난 며칠간 팬들이 가져다 놓은 꽃다발이 수북이 쌓였다.

펠레의 시신은 축구장 정중앙, 센터서클에 안치됐다. 하얀색 천막 아래 꽃다발로 장식된 관은 뚜껑을 열어둬 팬들이 펠레의 모습을 잠시라도 볼 수 있게 했다. 시신은 브라질 국기와 산투스FC 깃발로 덮였다. 조문객들은 원칙적으로 관 앞에 멈춰 서지 못하고 행렬을 따라 이동해야 했으나 가까이 다가가 잠깐 기도를 올리는 팬들도 있었다. 현지 매체들은 조문 대기 줄이 낮 한때 2~3㎞에 달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펠레는 지난달 30일 브라질 상파울루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병원에서 8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 말 심부전증과 전신 부종 등으로 입원해 치료받던 펠레는 코로나19에 따른 호흡기 증상 치료까지 받으며 투병하다가 숨을 거뒀다. 사인은 대장암 진행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이었다.

'황제'와의 이별로 슬픔에 빠진 현장이었지만 일부 팬들은 축제 같은 모습을 연출하며 펠레에게 마지막 인사를 고했다. 폭죽을 터뜨리며 운구 중인 관을 배웅했고, 조문 대기 줄에서 손뼉을 치거나 펠레의 2006년 노래인 'Meu Legado(나의 유산)'를 불렀다. 축구 꿈나무들은 시신이 안치된 축구장 밖에서 트래핑과 축구 묘기를 선보였다.

펠레는 국가대표 경기 92경기에 출전해 77골을 넣었다. 현역 선수인 네이마르와 함께 브라질 선수 A매치 최다 골 공동 1위다. FIFA 월드컵에서는 브라질을 1958년과 1962년, 1970년 세 차례 우승으로 이끌었다. 프로팀 산투스에서는 1956년부터 1974년까지 660경기에서 643골을 넣었고, FIFA 클럽 월드컵의 전신인 인터콘티넨털컵과 남미 클럽대항전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우승을 두 차례씩 달성했다. AP통신은 "지난 수십 년간 전 세계 축구팬들이 펠레의 주소나 본명(에드송 아란치스 두 나시멘투)을 정확히 적지 않고 편지와 소포 등을 보내도 거의 틀림없이 산투스에 있는 펠레의 사무실로 배달됐다"며 펠레와 산투스의 인연을 설명했다. 펠레는 북미사커리그 뉴욕 코스모스에서도 세 시즌을 뛰었다.

펠레는 14층으로 구성된 인근 네크로폴 에큐메니카 공동묘지 9층에 안치된다. 역시 축구선수였던 아버지 돈지뉴가 현역 시절에 입었던 유니폼 등번호가 9번이어서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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