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토 16세 선종에 가톨릭 진보진영 힘 받는다"

이주영 2023. 1. 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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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교회 내 보수진영을 대표해 온 베네딕토 16세가 선종하면서 진보적 목소리가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교회의 미래를 둘러싼 양 진영의 힘겨루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Economist)가 2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보수적인 요한 바오로 2세와 베네딕토 16세가 임명한 추기경이 가득한 콘클라베에서 선출된 교황이 바로 가장 진보적인 프란치스코 교황이라며 콘클라베는 예측할 수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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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이코노미스트 "차기 교황 경쟁 시작될 듯…진보 진영 유리"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가톨릭교회 내 보수진영을 대표해 온 베네딕토 16세가 선종하면서 진보적 목소리가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교회의 미래를 둘러싼 양 진영의 힘겨루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Economist)가 2일(현지시간) 진단했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 95세 일기로 선종 (CG) [연합뉴스TV 제공]

이코노미스트는 베네딕토 16세의 선종으로 가톨릭교회의 핵심적 논쟁거리 하나가 사라졌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세계 13억 천주교 신자를 이끄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통과 보수의 대변자로 평가받으며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명예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바티칸 내에서 불과 수백 미터 거리를 두고 불편한 동거를 해왔다.

베네딕토 16세는 사임 후 공개 행사에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자신의 신념을 지속해서 드러냄으로써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불화설에 빌미를 제공했다.

그는 퇴임 후 설교, 편지, 회의 메시지, 작가 인터뷰 등을 통해 30여 차례 자신의 견해를 밝혔고 그중에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다른 견해를 은연중에 드러낸 것도 있었다.

특히 2020년에는 사제 독신주의를 옹호하는 내용의 공동 저서를 집필, 사제 부족 지역에 한해 기혼 남성의 사제 임명에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진 프란치스코 교황에 반기를 든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결국 공동 저자에서 이름을 삭제하는 것으로 논란이 일단락됐지만, 베네딕토 16세는 전통적 가치의 상징으로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황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영감을 줬다.

모든 전통주의자가 베네딕토 16세에 찬성한 것은 아니다. 그는 1415년 그레고리우스 12세 교황 사임 이후 처음으로 생전에 사임해 전통을 깼고 이는 그의 보수적 신학과 전통적 가치관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도 큰 충격을 줬다.

비판적인 사람들은 베네딕토 16세의 사임은 전임자인 성 요한 바오로 2세처럼 끝까지 교황직의 무거운 십자가를 짊어지기를 비겁하게 거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의 사임 이유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교황직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었지만, 사임 후에도 10년 가까이 설교도 하고 책을 집필하는 등 활동을 이어가 사임이 정당했느냐는 지적이 지속해서 제기됐다. 하지만 그의 선종으로 이에 대한 논쟁은 종지부를 찍게 됐다.

새해 첫 미사 주례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바티칸 로이터=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1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새해 첫 미사를 주례하고 있다. 교황은 이날 강론을 전날 선종한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을 위한 기도로 시작했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바티칸시국내 한 수도원에서 95세로 선종했다. 2023.01.02 ddy04002@yna.co.kr

이코노미스트는 또 생전 사임 전례를 만든 베네딕토 16세의 선종으로 진보와 보수 진영 사이에 차기 교황 선임 경쟁이 시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베네딕토 16세가 후임 교황과의 공존 전례까지 만든 만큼 최근 건강이 악화하고 있고 사임 당시 베네딕토 16세의 나이를 이미 넘어선 프란치스코 교황이 적절한 시간만 지나면 자유롭게 물러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물러날 경우 다음 콘클라베에서는 진보 진영의 추기경 중에서 교황이 선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취임 후 지금까지 교황 선출권이 있는 추기경 중 3분의 2가량을 임명했고 그 비율은 요한 바오로 2세와 베네딕토 16세가 임명한 추기경 중 80세기 돼 교황 선출권을 잃는 경우가 늘면서 더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보수적인 요한 바오로 2세와 베네딕토 16세가 임명한 추기경이 가득한 콘클라베에서 선출된 교황이 바로 가장 진보적인 프란치스코 교황이라며 콘클라베는 예측할 수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지적했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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