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기업 신년회 봤나요? 정의선 회장 “50 넘었지만 나도 MZ세대 같은 적 있어”
정 회장, ‘네번째 떡국’ 직원과 함께 하기도
“현실 안주하지 말고, 능동적으로 변화해야”
직원들과 5분간 셀카…소탈한 리더십 뽐내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1월 1일에는 떡국만 세 그릇 먹었어요.”
청색 면바지에 하늘색 계통의 니트. 현대자동차의 상징색인 푸른색 의상으로 한껏 멋을 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일 경기도 화성 소재 현대차 남양연구소 강당 무대에 섰다. 한껏 밝은 모습으로 무대 중앙에 선 정 회장은 강당을 가득 채운 600명의 임직원 앞에서 말했다. “음악이 무슨 클럽에 온 것 같아서 참 좋네요.” 자리에 앉은 임직원들도 밝게 웃었다.
현대차그룹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신년회 행사를 개최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행사를 “경영진과 임직원이 소통할 수 있도록 격식을 파괴한 신년회”라고 설명했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많이 쓰는 ‘타운홀 미팅 방식(Townhall meeting·큰 공간에 모여 경영진과 임직원이 함께 소통하는 방식)’의 자리였다.
신년회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경영진과 임직원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 올해 그룹 총수가 직접 나서 오프라인 신년회를 주관한 건 4대 그룹(삼성·현대차·SK·LG) 가운데 유일하다.
격식 파괴 신년회를 대변하듯 이날 주제는 ‘계속 변화하는 능동적인 기업문화’였다. 연단에 선 정 회장은 “변화를 멈춘 문화는 쉽게 오염되므로,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목표를 끊임없이 시도해야 한다”면서 “젊은 구성원들의 의견이 의사결정과정에 적극 반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도 나이가 50이 넘었지만, MZ세대 같은 때가 있었다”며 “우리가 어렸던 시대에는 쉽게 이야기하지 못하고 경청만 해야 하는 시대였는데 지금은 세상이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또 “결과에 대한 두려움 없이 새롭게 시도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면서 “리더의 자질을 인사의 기준으로 삼고 능동적이고 변화무쌍한 조직문화가 자리를 잡도록 지속해서 인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의 발언을 시작으로 이날 신년회는 막이 올랐다. 정 회장은 현대차 장재훈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박정국 연구개발본부 사장, 송창현 TaaS본부 및 차량SW(소프트웨어)담당 사장과 함께 무대 위 의자에 앉아 직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 회장부터 일렬로 강당 무대에 오른 경영진을 향해 한 직원은 “능동적이고 능률적인 조직문화 조성을 위한 구체적인 개선 내용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정 회장은 정몽구 명예회장에게 보고했던 방식을 통해 대답했다. 그는 “옛날 명예회장께 보고할 때 생각과 결론을 먼저 얘기하고 이유를 설명했다”면서 “헌데 일반적인 보고를 보면 결론이 없고 자기 생각이 없다”고 지적했다. 아이디어와 아이디어가 나온 이유를 묻는 조직문화를 정착시켜, 이를 통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가겠단 의미로 풀이된다.
이날 경영진과의 질의응답 시간은 1시간가량 이어졌다. 이어 질문이 떨어지자 정 회장은 “생각보다 질문이 없다”면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신년회가 끝난 뒤 정 회장은 무대에서 내려와 직원들과 단체 사진을 촬영했다. 이후 정 회장은 ‘셀카’를 찍으려는 직원들의 사진촬영 요구에 응했다. 직원들과 정 회장 간 셀카 타임은 이후 5분간 이뤄졌다. 행사가 끝나고 강당에서 나온 정 회장은 남양연구소 사내 식당으로 이동해 직원들과 떡국을 함께 먹으며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한편 이날 자리에서는 현대차그룹의 비전과 경영 목표도 언급됐다. 정 회장은 “현재 200~300개 반도체 칩이 들어가는 차가 자율주행이 되면 2000개 들어간다”면서 “현대차는 자동차 제조회사지만 어떤 전자 회사나 ICT 회사보다도 치밀하고, 종합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될 수 있다는 꿈을 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자리한 장재훈 사장은 “과거를 통해 영감을 얻어 어떻게 향후 변화를 도모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현대차는 향후 포니 쿠페 오마주뿐 아니라 스텔라까지 헤리티지(유산) 범위에 넣어서 발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현대차는 1974년에 공개된 포니 쿠페 콘셉트를 계승한 'N Vision 74'를 공개했다. 장 사장은 “해외에서도 한국어인 ‘칠사’로 커뮤니케이션하겠다”고 설명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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