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 회계업계 ‘상생’ 로보틱플랫폼 시동
작년 말 기준 로컬회계법인 절반이 ‘구독’
한공회서 강조해온 ‘빅4-로컬 상생’ 모델
회계감사의 고도화로 고질적인 인력난에 시달리던 회계업계가 새해에는 자동화를 통한 업무효율화 원년에 들어갈 채비를 하고 있다. 업계 1위 삼일PwC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로봇 기반 프로세스 자동화’(Robotic process automation)가 플랫폼화를 통해 로컬회계법인도 이용할 수 있게 돼서다.
대형회계법인에서 수년간 시도와 조정을 통해 모델화한 효율 촉진 시스템을 로컬회계법인이 가져다 쓸 수 있다는 건 김영식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이 줄곧 강조한 ‘빅4-로컬 상생’의 모델이기도 하다.
3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삼일PwC는 다소 특이한 서비스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해 톡톡한 성과를 냈다. 서비스의 이름은 ‘로보틱 플랫폼’. 회계법인에서 회계사들이 맡는 업무 중 단순반복에 속하는 일들을 추려내 로봇이 대신하게끔 한 업무 효울 플랫폼이다.
회계감사가 꼼꼼한 과정이 필수적인 분야인데, 실수와 시간소요를 동시에 줄여보자는 데서 약 5년 전부터 삼일PwC 내에서 모델화에 나섰던 서비스다. 대표적인 업무는 △대용량 데이터 입력 및 처리 △OCR기능을 통한 문서정보 수집 △반복 계산의 자동화 △외부기관 제공정보의 자동조회 등이다.
일단 회사 내 효율 증대에는 상당한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삼일PwC 관계자는 “회계사들이 플랫폼에 들어가는 디지털 툴을 직접 개발하고 사용하면서 2020년에는 10만8000시간을 절감했는데, 지난해엔 17만2677시간 절감으로 성과 수준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기업의 비밀병기는 보통 경쟁력 강화를 위해 꽁꽁 숨기기 마련이지만, 삼일PwC는 상생의 플랫폼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지난해 하반기 서비스를 공식 런칭한 ‘로보틱 플랫폼’은 지난달 말 기준 20여개의 로컬회계법인과 서비스 계약을 진행했다. 상장회사 감사인 등록법인 수가 40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몇달 새 절반 가량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승환 삼일PwC 파트너는 “프리젠테이션을 본 로컬회계법인들로부터 ‘이런 시스템을 왜 공유하려고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효율화 모델을 공유해 회계감사 품질을 높이는 게 상생뿐만 아니라 수익면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로보틱 플랫폼’은 1년간의 사용료를 받는 구독 모델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는 한공회의 회계업계 상생과도 맞닿아 있다. 김영식 한공회장은 그간 줄곧 빅4회계법인(삼일·삼정·한영·안진)이 개발한 업무틀을 플랫폼에 탑재해 중견·중소회계법인에 공유하는 지식공유 플랫폼 구축 사업을 강조해온 바 있다.
삼일PwC는 로보틱 플랫폼 서비스 대상을 차후 로컬회계법인에서 일반 기업으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삼일PwC 관계자는 “효율적인 기업운영은 경영목적에 정확히 부합된다”며 “내부회계관리제도 등이 점차 중요해지면서 해당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일반 기업 쪽에서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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