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북핵 대응 핵전력 운용 '공동연습' 논의 거듭 강조

대통령실 "바이든, 핵전쟁 연습 논의에 당연히 'No'한 것"
"핵전쟁 연습은 핵 보유국 사이에 가능한 용어"
한미 당국, 핵 공동연습에 초점 맞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6월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한·미 양국은 날로 고도화되고 있는 북핵 공동 대응을 위한 '핵전력 운용 공동연습' 방안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하고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이 언급한 '북핵 대응을 위한 한·미간 공동 연습 개념을 논의중'이란 발언에 대해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한 때 양국간 입장차가 큰 게 아니냐는 시각이 대두됐지만 곧바로 한·미 양국이 북핵 공동 대응 입장을 천명하면서 수습되는 모양새다.

바이든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한국과 '합동 핵 연습'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간 핵 운용에 대한 이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하지만 미국 정부 고위당국자가 한·미 양국이 핵 전력 모의훈련 등으로 북핵 대응에 나설 것을 밝힌데 이어 한국 정부에서도 동조 입장을 밝히면서 한·미간 핵전력 운용 논의는 진행형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3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한미 양국은 북핵 대응을 위해 미국 보유 핵 전력 자산의 운용에 관한 정보의 공유, 공동 기획, 이에 따른 공동 실행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로이터 기자가 거두절미하고 '핵전쟁 연습을 (논의)하고 있는 지' 물으니 당연히 'No'라고 답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핵 전쟁 연습(Joint nuclear exercise)은 핵 보유국들 사이에 가능한 용어"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부인한 것은 '핵전력 공유' 논의가 아닌, '핵 전쟁 연습'임을 재차 강조했다.

앞서 백악관 출입기자단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초 휴가를 마치고 백악관으로 복귀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한국과 공동 핵 연습에 대해 논의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No)"라고 답변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윤 대통령이 최근 국내 한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과 핵에 대한 '공동기획-공동 연습' 개념을 논의하고 있다"는 발언과는 배치되는 것으로 대통령실은 바이든 대통령 발언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국에서 논란이 거세질 조짐이 보이자 미국 정부가 급히 진화에 나섰다.

외신에 따르면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한국은 핵 보유국이 아니기에 미국은 한국과 공동 핵 연습을 계획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과 한국은 북한을 억제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어 "한미 간 북핵 공동 대응은 정보공유 강화, 합동 계획, 비상계획 확대, 훈련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며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한 모의훈련도 검토 중임을 시사했다.

앞서 지난해 11월께 한미 국방당국은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북핵 대응을 위한 정보공유, 협의체계, 공동기획 및 공동실행 등 확장억제 분야별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핵 전력 운용 공동연습'은 한·미간에 합의한 확장억제 실효성 강화 방안의 하나인 '공동실행'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