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유승민 전당대회 나올까?… 與 당권경쟁 '향방' 좌우

[the300]

2021년 2월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25일 서울 여의도 희망22 사무실에서 유승민 전 의원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들이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여부가 중대 변수로 꼽힌다. 나 부위원장과 유 전 의원의 행보에 각각 친윤(친윤석열)계, 비윤계 세력 결집 여부가 달렸기 때문이다. 이들에 결정에 따라 당권 경쟁구도의 향방이 좌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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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지금 일과 조율 고민… 尹 대통령과 대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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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2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어동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2023 대구·경북 신년 교례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나 부위원장은 3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당대표 선거 출마와 관련한 질문에 "제가 지금 맡고 있는 일하고 어떻게 조율할 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심은 없다', '정치 개입 안 하겠다' 등 윤 대통령의 인터뷰 발언을 거론하며 "그런 의미에서 나가라 말라 이렇게는 말씀 안 하시겠지만 그래도 대통령께서 저한테 인구 문제 업무를 맡기셨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선 충분히 말씀을 또 나눠야 되지 않나 이렇게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나 부위원장은 "여소야대 국면에서 든든한 정당을 어떻게 만들 것이냐, 결국 이런 면에서 대통령 성공을 뒷받침할 수 있는 리더가 지금 필요할 것"이라며 "(다른 후보와) 연대에 대해선 염두한 것도 없다. 그렇게 좀 인위적인 정치공학에 대해선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논의를 거쳐 당대표 선거에 출마를 단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왼쪽)이 지난해 10월 14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대통령실 제공).

당내에선 나 부위원장이 후보 등록 기한 직전까지 존재감을 부각하다가 불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지난해 윤 대통령의 나 부위원장 선임이 친윤계 후보 교통정리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에서 출마할 경우 상당한 정치적 부담감이 뒤따르기 때문이자.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 등 상당수 의원들이 김기현 의원을 밀고 있는 것과 배치되는 행보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나 부위원장의 출마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이유는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수개월째 '당심 1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경선 룰이 당원투표 100%로 정해진 상황에서 나 부위원장이 불출마할 경우 오히려 윤 대통령 의중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란 우려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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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당대표 도전 의미 있는지 고민"… '불출마'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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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9월 2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경상대 합동강의실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 대통령에 대한 직접 공세를 취하며 '반윤' 행보를 취한 유 전 의원은 불출마를 시사하는 발언을 내놨다. 전날 국민의힘 대구시당의 '2023 대구·경북 신년 교례회'에 불참하면서 불출마 전망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

유 전 의원은 전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이 시점에서 당대표에 도전하는 게 정말 의미가 있느냐, 그게 제일 고민"이라며 "전체 국민 민심에서는 제가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는데,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제가 1등을 못하고 있다. 당심과 민심의 괴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개인이 당대표가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국민의힘이라는 보수정당이 오로지 당원들끼리 체육관 선거 비슷하게 잔치하는 게 국민들한테 어떻게 비칠까, 이게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될까, 이런 게 상당히 걱정"이라며 "전당대회 하나만 보고 사람이 정치하는 건 아니다"고 했다. 경선 룰 변경으로 당대표 선거 승리 가능성이 매우 낮아진 현실적인 한계점에 대한 고민을 토로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 전 의원이 불출마한다면 비윤계인 안철수 의원과 연대하지 않겠냐는 추측이 나오지만, 현재로선 물밑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당 안정화라는 명분으로 경선 룰을 바꿨기 때문에 유 전 의원이 출마를 고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유 전 의원과 친한 인사 중 상당수도 출마를 만류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