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오르락내리락' 코스피…수급 불안이 변동성 키웠다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탄 하루였다. 기관의 팔자세에 하락하던 증시를 개인과 외국인이 끌어 올렸다. 코스피의 수급이 약화돼 작은 수급 변화에도 변동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99포인트(-0.31%) 내린 2218.68로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위아래로 크게 출렁였다. 오전 한 때 2.02% 가까이 빠지며 218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는 이후 외국인이 순매수세로 전환하고 개인이 매수세를 키우자 낙폭을 줄였다. 이후 상승과 하락 반전을 거듭하는 등 혼조세를 보이기도 했다.
증시가 장 초반 하락폭을 키웠던 것은 기관의 매도세가 강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투자의 매도세가 컸다. 금융투자가 매물을 많이 내 놓은 것은 배당차익거래 때문으로 풀이된다. 12월 초부터 유입된 배당차익을 노린 매수세가 배당락 이후 매도세로 전환된 것이다.
낙폭을 줄인 외국인 수급 개선에는 중국 이슈도 영향을 미쳤다. 3일 친강 신임 중국 외교부장은 트위터에서 주미 중국 대사 임기를 마무리한다며 "취임 이후 나는 두 정상이 도달한 공감대를 성실히 이행하고 중미 간 가교 구실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며, 중미가 올바른 길을 모색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전념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친강 부장이 유화적 메시지를 내자 역외 위안화는 달러 대비 강세로 전환했다.
이는 한국 증시에도 영향을 미쳐 외국인 수급이 순매도에서 순매수로 전환했고 상승하던 원/달러 환율도 하락 반전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480억원 순매수 했고 기관은 3556억원 순매도 했다. 개인은 2743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오후 4시14분 집계 기준).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6원 내린 1271.0원으로 장을 마쳤다.
다만 외국인의 수급 변동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았음에도 낙폭을 상당 부분 줄인 것은 코스피 시장의 수급이 약화됐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거래대금이 극도로 위축된 영향이다. 지난 2일 코스피 시장의 거래대금은 5조2001억원 가량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말 일평균 거래대금은 15조4000억원이었고 2022년에는 9조원을 기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 수급이 너무 얇아졌고, 매수주체가 부재함에 따라 금융투자 매물에 힘없이 밀려났다"며 "작은 수급변화에도 코스피 장 중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대체로 뚜렷한 방향성 없이 대외 변수에 일희일비하고 있고, 수급이 영향을 주고 있어 향후에도 심리적인 안정세가 유입되기 전에는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안정되고 강세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원/달러 환율의 하향 안정에 따른 외국인 수급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정부가 반도체 등 세제지원 강화 방안을 발표하자 삼성전자(-0.18%), SK하이닉스(-0.13%) 등 대형 반도체주가 상승 반전하기도 했지만 다시 하락 전환했다.
한일시멘트(-5.36%) 등이 크게 내린 비금속광물 업종이 2.34% 하락했고 통신업은 KT(2.62%), LG유플러스(1.40%) 등이 오르며 0.91% 상승했다. 현대차, 기아가 각각 1.27%, 1.46% 강세였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90% 하락했다.
한편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44포인트(0.51%) 오른 674.95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182억원 순매도 했고 기관은 142억원 순매수 했다. 개인은 34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디지털컨텐츠 업종이 2.12% 올랐고 컴퓨터서비스는 0.40% 하락했다. 에코프로는 3.64%, 카카오게임즈는 2.83% 상승했고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이 각각 1.57%, 1.67% 하락했다.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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