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아닌 공생…2023년 극장가, OTT와 동행 꿈꾼다 [ST신년기획]

서지현 기자 2023. 1. 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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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렉스 OTT 플랫폼 / 사진=각 브랜드 로고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지 꽉 채운 3년이 된 시점, 어느샌가 관객들은 스크린만큼이나 작은 모니터 화면도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극장가는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발발 후 '침체기'라는 꼬리표가 생겼다. 늘 '위기'로 꼽히던 극장가와 반대로 OTT(Over The Top) 플랫폼은 '호황'을 맞았다.

그러나 최근 거리두기 완화와 OTT 플랫폼 히트작의 부재들로 이들의 위치는 시소를 타듯 오르락 내리락 변화하고 있다.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 사진=각 브랜드 로고


◆ 코로나19 발생, 울고 웃는 업계들

코로나19 발생 이후 극장가는 위기를 맞이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2020년 발표한 '코로나19로 인한 영화 제작·개봉 피해 2차 실태 조사'에선 ▲제작 연기/변경 ▲개봉 준비 연기 ▲국내 로케이션 취소/변경 ▲후반 작업 기간 연장으로 인한 인건비·진행비 상승 등의 이유로 총 135편의 작품에서 약 329억56만원의 피해 규모가 확인됐다.

그런 극장가는 2022년 차츰 회복세를 그렸다. 영화 '범죄도시2'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천만 영화를 달성했고, 여기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며 상반기엔 극장 전체 매출액이 4529억 원(영화진흥위원회 상반기 한국영화 산업 결산 보고서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666억 원(143.1%)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했을 땐 48.7%까지 회복한 셈이다.

극장가가 울던 2020년 당시 OTT 플랫폼들은 '코로나19의 수혜'로 전례 없는 부흥을 맞이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분석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넷플릭스 서비스 사용자 수는 1월 첫째 주 평균 약 80만 명에서 3월 첫째 주에는 평균 97만 명으로 증가했다. 이듬해엔 유료 가입자수가 누적 2억 명을 돌파하며 '코로나19의 수혜를 제대로 누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 극장가의 성행과 달리 OTT 플랫폼들은 뜻밖의 약세를 겪기 시작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1월 넷플릭스 사용자 수는 1241만 명에서 4월엔 1153명으로 약 7% 감소했다. 이는 넷플릭스가 10년 만에 처음으로 맞는 전분기 대비 구독자 감소였다. 웨이브 역시 같은 시기 492만 명에서 433명으로 12% 감소, 티빙은 419만 명에서 386만 명으로 8% 감소했다. 그 외 쿠팡플레이, 디즈니+, 시즌, 왓챠 등도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 사진=각 브랜드 로고


◆ 스크린과 OTT, 'VS' 아닌 'WITH'

팬데믹 영향으로 개봉이 연기된 작품들 중 일부는 OTT 행을 선택했다. 덕분에 구독자들은 별도의 요금 대신 월 정액제 요금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어느새 관객들은 스크린으로 영화를 보는 것만큼, 작은 모니터로 영화를 즐기는 것이 익숙해졌다. 일각에선 이를 '스크린 대신 선택한 모니터'라는 시선도 있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경쟁' 보단 '함께'를 꿈꾸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극장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OTT 콘텐츠 인기가 많아지면서 흔히 '극장의 위기'라고 말씀하신다. 하지만 업계 전망으로 봤을 땐 오히려 이를 기회로 여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극장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 자체가 누군가와 함께 방문해서 그 영화를 보고 난 뒤에 감정을 느끼는 차별화된 문화생활이라 생각한다"며 "그런 고객분들이 이런 문화생활을 조금 더 소중하게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극장 관계자는 "OTT와 경쟁이 아닌, 상생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OTT와 함께 영화를 즐기려는 고객들에게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한 OTT 업계 관계자 역시 "코로나19 사태 이후 OTT 플랫폼들이 성장세를 보였다. 이에 맞춰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며 "구독자들에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모든 관계자분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경쟁이 목적은 아니"라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또한 OTT 업계는 최근 주춤하는 상황 속 현재로선 공격적인 전략 대신 숨 고르기 타이밍이라는 입장이다. OTT 관계자는 "빠른 발전을 위한 방안 보다는 구독자들의 니즈를 파악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꾸준히 여러 방면에서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멀티플렉스 / 사진=DB


◆ 2023년, 극장가가 꿈꾸는 미래

극장가는 2022년 팬데믹 이후 첫 1조 수익 돌파에 이어 2023년에도 그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OTT와의 공생도 꾸준히 이어갈 예정이다.

실제로 CGV는 2022년에 디즈니시네마, 왓챠관 등을 통해 각 OTT플랫폼에서 선정한 작품을 상영하는 특별관을 선보였다.

이와 관련해 CGV 관계자는 "향후에도 OTT 업계와 협업을 통해 고객들의 선호를 반영할 사업들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극장가는 2023년 특수관을 적극 활용할 전망이다. 특히 2022년 12월 개봉한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은 '특수관 암표 거래 사태'까지 불거지며 전례없는 특수관 성황을 맞이했다.

신기술을 도입을 앞세운 프리미엄 상영관인 특수관은 아이맥스(IMAX), 4DX 스크린X, 수퍼4D, 수퍼플렉스, 돌비 시네마 등이다. 이들은 최고의 영화적 경험을 선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무엇보다 최근 영화를 바라보는 관객들의 시선에선 '극장용 영화'와 'OTT용 영화'로 나눠지고 있다. 이에 OTT 공생과 더불어 영화관에서만 할 수 있는 '영화적 경험'을 앞세운 2023년의 극장가가 과연 꿈꾸던 부활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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