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에도 수십조원 투자 선포한 LS, 한파 넘는 자신감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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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계열사들의 선전으로 지난해 호실적을 거둔 LS그룹이 2023년 역대급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LS그룹은 올해 전선·일렉트릭·MnM 등 역대급 실적을 쓴 핵심 계열사 위주로 신규 투자를 늘릴 것"이라며 "경기침체 국면에서도 글로벌 인프라 투자가 지속 증가하고 있고, 일찌감치 경쟁력을 확보한 친환경 사업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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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 총 20조원 이상을 과감히 투자해, 2030년까지 2배 이상 성장한 '50조원 그룹'으로 거듭나자."(구자은 LS그룹 회장)
핵심 계열사들의 선전으로 지난해 호실적을 거둔 LS그룹이 2023년 역대급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다. 올해 수출 경기 악화와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예상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대부분의 기업과 달리 대규모 투자로 위기를 정면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사업과 신사업을 병행하는 LS그룹 특유의 '양손잡이 경영'으로 호실적을 이어가겠다는 자신감도 담겼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구자은 회장 출범 2년차에 접어든 LS그룹은 주력 사업과 신사업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프엔가이드는 LS그룹의 지주사인 ㈜LS의 2022년 매출액을 17조 1243억원, 영업이익 6873억원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1%·44% 늘어난 금액이다. 증권가는 그룹 전체의 매출·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개선됐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 회장이 지난 2일 신년사에서 "2030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해 자산 규모 50조원의 글로벌 그룹으로 거듭나자"며 '8·20·50' 계획을 밝힌 것도 이같은 호실적이 뒷받침됐다. 기획재정부·한국은행·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내외 주요 기관이 올해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경제 위기 수준인 2% 이하일 것으로 입을 모았지만, LS그룹의 상승 여력은 여전히 충분하다는 평가다.
LS그룹 호실적의 일등공신은 LS전선이다. 일찌감치 해저·고압케이블 부문에서 기술 격차를 확보하면서 지난해부터 큰 폭으로 해외 수주가 늘었다. 경기 불황에도 전력 인프라 구축과 친환경 수요가 급등하면서 HVDC(초고압직류송전) 케이블 기술력을 앞세워 잇단 대형 계약을 따냈다. LS전선이 지난해 따낸 대규모 수주액은 1조2000억원에 달한다.
LS전선 이외에도 그룹 내 배전반(배터리·전기·반도체) 계열사의 실적도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지난해 4분기에만 6000억원대 규모의 계약 3건을 체결하는 등 대만과 태국, 미국 등지에서 해외 수주를 꾸준히 늘려 왔다. 지난해 전체 수주액은 2조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LS엠트론도 트랙터 수요 호조로 3분기까지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18% 올랐다.
업계는 올해부터 LS그룹의 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평가한다. 구 회장의 신년사에 묻어나듯 '탄소배출이 없는 전력'(CFE)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주력 부문인 전선을 활용, 풍력·태양광 사업과 송·배전 솔루션 사업 등 성장이 기대되는 부문에 투자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달 LS전선이 성장성이 낮은 환선부문의 사업을 정리한 것처럼 사업 효율화에도 속도를 낸다.
전기차 부문도 올해부터 진출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LS는 지난해 계열사 E1과 함께 전기차 충전 법인인 LS 이링크를 공동 설립했으며, LS전선의 전기차 부품 자회사인 LSEV코리아도 군포 공장을 준공했다. LS일렉트릭의 자회사인 LS이모빌리티솔루션도 북미 전기차시장 진출을 위해 멕시코에 생산 기지를 구축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LS그룹은 올해 전선·일렉트릭·MnM 등 역대급 실적을 쓴 핵심 계열사 위주로 신규 투자를 늘릴 것"이라며 "경기침체 국면에서도 글로벌 인프라 투자가 지속 증가하고 있고, 일찌감치 경쟁력을 확보한 친환경 사업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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