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3년 만에 대면 신년회… 올해 ‘전동화·소프트웨어·신사업’ 중점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2023. 1. 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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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연구소서 타운홀 미팅 방식 신년회
정의선 회장 “도전을 통한 신뢰·변화를 통한 도약” 강조
작년 주요 성과 E-GMP 기반 전기차 흥행
올해 전동화 체제 전환 지속… ‘EV9·아이오닉6 N’ 출시
회사 시스템 소프트웨어 중심 전환… 완벽한 SDV 개발
국내 고속도로 자율주행 레벨3(HDP) 출시… G90·EV9에 탑재
항공모빌리티(AAM)·소형원자로(SMR)·PBV 사업 구체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현대자동차그룹은 3일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신년회를 개최했다. 올해 신년회는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대면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현대차 사장과 송호성 기아 사장, 박정국 연구개발본부 사장, 송창현 TaaS본부·차량SW담당 사장 등 주요 임원진과 임직원들이 참석했다.

먼저 정의선 회장이 발표자로 나서 작년 주요 성과와 새해 메시지를 전했다. 정의선 회장 지난해 주요 성과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사업을 꼽았다. 현대차 아이오닉5·6와 기아 EV6 등을 앞세워 글로벌 전기차 판매 톱5(TOP5)에 이름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주요 국가에서 아이오닉 시리즈와 기아 EV6 등이 우수한 평가를 받은 것이 지난해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정의선 회장은 새해 메시지로 “다가오는 위기를 두려워하면서 변화를 뒤쫓기보다 한 발 앞서 미래를 이끌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며 “올해를 도전을 통한 신뢰와 변화를 통한 도약의 한 해로 삼아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기준으로 도전을 통한 신뢰와 변화를 통한 도약을 화두로 제시한 것이다. 끊임없는 도전과 결과를 통해 변치 않을 신뢰를 형성하고 능동적인 변화를 통해 미래를 향해 한 차원 도약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올해 현대차그룹 신년회가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진행된 것도 정의선 회장의 도전과 변화 의지를 반영한 결정이라고 한다. 남양연구소는 고유 모델 개발과 엔진 및 파워트레인 기술 자립 등 현대차그룹 성장의 기반이 된 연구·개발(R&D) 핵심 거점이다. 현재는 기술과 품질 혁신, 미래 변화 등을 이끄는 중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정 회장 발표에 이어 타운홀 미팅이 진행됐다. 정의선 회장과 장재훈 사장, 송호성 사장, 박정국 사장, 송창현 사장 등 5명이 의자에 앉아 각자 사업 방향성과 비전을 공유하고 직원들과 교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고성능 N 브랜드 전동화 계획을 발표했다. 연내 아이오닉6 N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사업 추진 계획을 설명했다. 미드사이즈 PBV 모델을 선보인 후 소형부터 대형 모델까지 순차적으로 라인업을 다각화할 예정이다. 다마스급 소형 전기차 PBV 티저 이미지가 눈길을 끌었다. 주요 전기차 신차로는 EV9과 레이EV 등을 선보인다. 박정국 연구개발본부 사장은 R&D와 조직문화 혁신 방안을 제시했다. 송창현 TaaS본부·차량SW담당 사장은 소트트웨어를 중심으로 진화하는 자동차(SDV, Software Defined Vehicle) 시대를 예고했다. SDV 가치와 비전에 대해 발표하면서 SDV 도입 이유는 누구보다 빠르게 개선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자동차그룹 경영진이 3일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가운데)과 (왼쪽부터) 송창현 Tass본부 사장, 박정국 연구개발본부 사장, 장재훈 현대차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올해 중점 사업으로는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신사업 등을 꼽았다. 아이오닉5·6, EV6 등을 앞세워 전동화 체제 전환을 시작한 현대차그룹은 올해 현대차 코나EV와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기아 EV9과 경형 전기차 레이EV 등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경형부터 플래그십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브랜드 위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더욱 진화된 차를 개발하고 공급해 글로벌 전기차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전동화 체제 전환을 가속해 나갈 것”이라며 전동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소프트웨어 중요성도 역설했다. 정 회장은 “연구개발을 비롯한 회사 전반 시스템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보다 완벽한 SDV 개발 역량을 확보해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SDV로 전환해 소프트웨어로 연결된 모빌리티 경험을 완성한 구상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종에 무선(OTA, Over-the-Air)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기본 적용하고 보다 자유롭고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 차 생애주기 전반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데이터를 서로 연결하고 가공해 지속적인 혁신 서비스를 공급한다는 취지다.

신사업 분야는 자율주행과 미래 모빌리티, 로보틱스, 에너지, 신소재 등을 언급했다. 자율주행의 경우 고속도로에서 레벨3 수준 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하는 차를 국내에 출시하고 북미에서는 레벨4 기술이 탑재된 로보택시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레벨3 수준 고속도로 자율주행 기능인 ‘HDP(Highway Drivign Pilot)’는 제네시스 G90과 기아 EV9에 탑재돼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우버(Uber) 등 차량공유업체와 손잡고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는 레벨4 수준 아이오닉4 로보택시 서비스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일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신년회 자리에서 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일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신년회 자리에서 직원들과 셀카를 촬영하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대해는 보다 구체화된 PBV와 미래항공모빌리티(AAM, Advanced Air Mobility) 사업 계획을 소개했다. PBV는 올해 차종을 확대하고 오는 2025년에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이 적용된 전용 PBV 모델을 출시한다. AAM은 현재 롤스로이스, 사프란 등 주요 항공업체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한다.

이밖에 로보틱스 고도화와 소형원자로(SMR) 기반 에너지 신사업 등을 추진하고 안전성을 강화한 초고강도 철강제품 개발과 스마트 물류 솔루션 육성 등에 박차를 가해 미래 성장 동력을 지속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궁극적으로 현대차그룹은 오는 2040년까지 주요 시장에서 탄소 배출이 없는 전동화 모델만 판매하고 전 세계 사업장 전력 수요를 100% 재생에너지로 대체한다는 계획을 다시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해양 생태계 조성과 복원사업도 병행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일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신년회가 끝난 뒤 직원들과 식사하기 위해 사내식당에서 줄을 서 배식을 받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일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신년회가 끝난 뒤 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점심을 함께 하고 있다.
기업문화에 대해서는 기존의 관성을 극복하고 지속적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능동적인 마인드를 제시했다. 특히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목표를 설정해 지속적인 시도가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결과에 대한 두려움 없이 새롭게 시도할 수 있는 문화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불필요한 허례허식은 정리해 스마트하고 유연한 업무방식을 생활화 해주기 바란다”며 “경영진부터 솔선수범해 자유롭게 일하는 기업문화와 능력이 존중받는 일터, 원칙과 상식이 바로 서는 근로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정 회장은 “불확실한 대외환경과 급변하는 산업 패러다임 속에서 끊임없는 도전으로 신뢰를 만들어 가고 해내겠다는 의지와 긍정적 마인드, 치밀함으로 능동적인 변화를 계속한다면 한 차원 도약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한 여정에 모두가 동행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신년회가 끝난 후 정의선 회장은 남양연구소 내 식당에서 직원들과 점심식사를 함께하면서 격의 없는 소통을 이어갔다.
현대차 아이오닉6 N 콘셉트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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