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 수험생은 어디로?..'눈치싸움' 정시모집 뚜껑 열어보니
2023학년도 대입 정시 원서접수 결과 서울 주요대학 경쟁률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이과 통합형 수능 2년차인 올해 교차지원과 선택과목 유불리 같은 리스크가 커지면서 수험생들의 안정·하향 지원 기조가 두드러졌단 분석이다. 입시업계에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상위권 학생들이 일찌감치 수시에 합격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3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닷새간 진행한 대입 정시모집이 전날(2일) 마감됐다. 입시업계 조사 결과 서울 소재 주요 14개 대학의 평균 경쟁률은 5.07대 1로 전년(5.97대 1)과 비교해 하락했다. 총 모집인원이 1만6247명으로 1066명 늘었지만, 지원 인원은 8334명 감소한 탓이다.
스카이(SKY)로 불리는 서울대·연세대·고려대도 예외 없이 하락세를 보였다. 서울대(나군)는 4282명이 지원해 3.18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 4.13대 1였던 지난해보다 대폭 하락했다. 1651명 모집에 6099명이 원서를 접수한 연세대(가군)의 평균 경쟁률도 3.7대 1로 전년(4.8대 1)과 비교해 떨어졌다. 지난해 3.93대 1을 기록한 고려대도 예체능을 제외한 인문·자연계 전체 경쟁률이 3.59대 1로 내려갔다.
고려대를 비롯해 성균관대와 서강대, 한국외대 등은 앞서 모집을 마감한 서울대·연세대의 경쟁률이 낮았단 점에서 반사이익이 예상됐다. 하지만 성균관대(4.08대 1)와 서강대(4.97대 1), 한국외대(6.57대 1) 모두 정원내 일반전형 기준으로 경쟁률이 전년 대비 하락했고, 고려대의 경우 자연계열만 3.71대1로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입시업계는 수험생들이 전반적으로 안정·하향 지원하는 경향이 짙어졌단 분석이다. 전형방법이 바뀌고 올해 수능에서 선택과목에 따른 표준점사 격차 등 유불리가 확연이 드러나는 등 불확실성이 커졌단 것이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능 경쟁력 약화로 인한 하향 지원, 교차지원 이익이 적어 상위권 지원이 둔화된 게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원서접수 마감 직전 지원자가 몰리고, 지난해 경쟁률이 낮았던 비인기학과의 인기가 치솟은 게 이를 뒷받침한다.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의 경우 각각 전체 지원자의 43.6%, 54.4%, 44.1%가 마감 3시간 전에 몰렸다. 이로 인해 서울대 아동가족학과는 마감 3시간 전까지 정원 미달이었다가 최종 6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아동가족학은 지난해 정시 경쟁률이 3.9대 1로 인문계열 19개 모집학과 중 13위에 그친 바 있다. 연세대 아동가족학과 역시 마감 직전 0.31대 1의 경쟁률이 5대 1로 대폭 상승하며 인문계열 경쟁률 최상위로 마감했다.
입시업계 일각에선 상위권 수험생 상당수가 일찌감치 수시에 합격해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수시에서 수능 고득점자가 대거 합격해 정시 상위권 학교 지원자 규모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관측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능 고득점자 상당수 수시에 합격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서·연·고와 의대·치대·한의대·수의대·약대 등 상위권 경쟁률 일제히 하락한 게 근거"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투스에듀 조사 결과 올해 의예과 정시모집 경쟁률은 7.22대 1로 전년(7.38대 1) 대비 감소했다. 지난해 12.83대 1, 12.53대 1이었던 한의예과와 수의예과 경쟁률도 8.69대 1, 8.58대 1로 대폭 떨어졌다.
정부의 인재양성정책 수혜를 받는 학과 경쟁률이 상승한 점도 눈 여겨볼 대목이다. 올해 고려대 반도체공학과(6.73대 1),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11.2대 1), 한양대 반도체공학과(11.88대 1)로 전체 학과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취업이 보장되는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인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도 10명 모집에 65명이 지원해 6.5대 1의 높은 지원율을 보였다. 반면 초등교육학과 경쟁률은 수시에 이어 정시에서도 하락세를 보였다.
임 대표는 "반도체 관련 등 정부 육성정책 학과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일제히 상승된 점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의 경쟁률이 대부분 대학에서 높게 나타났다"며 " 지난해 일시적으로 상승했던 초등교육 경쟁률은 교원 수 감축에 따른 교대 선호도 하락, 수험생 감소 등에 따라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고 덧붙였다.
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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