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시즌 도래…무릎 관절염 환자, 비행기 탈 때 조심해야

이승구 2023. 1. 3. 16:1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압 낮아져 무릎 내부 압력↑·좁은 공간에 장시간 앉으면 통증 발생
무릎, 환경에 적응토록 최대한 움직여야…30분마다 스트레칭 해주기
복도 걷기, 다리 마사지 해주기, 무릎 각도 120도 이상 되도록 펴주기
비행기를 타면 기압이 낮아지면서 무릎 내부 압력이 높아져 무릎이 아프기 쉽기 때문에 무릎 관절염 환자들은 조심해야 한다. 클립아트코리아
 
2023년 새해가 밝았다. 이맘때면 겨울방학과 휴가 시즌에 맞춰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이때 무릎 관절염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비행기를 탈 때 조심해야 한다. 

비행기를 타면 기압이 낮아지면서 무릎 내부 압력이 높아져 무릎이 아프기 쉽다. 또 이코노미 좌석에 앉으면 좁은 공간으로 인해 몇 시간 동안 움직일 수 없어 무릎 통증이 발생한다. 여기에 비행기의 낮은 실내 온도로 인해 관절 주변 조직들이 뻣뻣해지는 데다 윤활유 역할을 하는 관절 활액이 굳으면서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장시간 비행기를 탄다면 무릎이 비행기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최대한 움직여야 하며, 앉아 있을 때에도 다리를 틈틈이 마사지하는 등 무릎 부위가 굳지 않도록 풀어주는 한편 무릎 각도가 120도 이상 되도록 다리를 펴주는 게 좋다고 전문가는 조언한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노인들은 종종 일기예보를 보지 않고도 날씨를 맞히는 경우가 있다. 비가 올 때 무릎이나 허리를 손으로 두들기면서 날씨를 알아맞히는데 그들에게 특별한 예지력이 있어서가 아니다. 비가 오거나 날이 흐리면 기압이 낮아지기 때문에 이 상태를 몸이 먼저 알아채고 반응하는 것이다. 

사람의 관절 안에는 압력을 감지하는 통증 신경 섬유가 있는데, 기압이 낮아지면 반작용에 의해 관절 내부 압력이 상승하게 되고 이때 통증 신경 섬유를 포함해 관절 활액막·인대·연골 등 구조물이 압박을 받으면서 통증이 생긴다. 

비행기를 장시간 탄다면 무릎 통증이 발생하는 것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연세건우병원 제공
 
그런데 비행기를 탈 때에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 비행기를 타면 해발 7000m 이상까지 올라가는데, 이때 비행기 내부 기압은 정상 1기압보다 20% 낮은 0.8기압까지 내려간다. 평지에서는 대기압과 무릎 관절강 내 압력이 똑같은 상태를 유지하지만, 비행기를 타면 기압이 낮아지면서 무릎 내부 압력이 높아지며 통증이 발생한다.

이 외에도 비행기에서 무릎 통증이 발생하는 이유는 더 있다. 비행기를 탈 때는 높은 항공료 때문에 보통 이코노미석을 이용한다. 이코노미석은 앞·뒤·좌우에 좌석이 빽빽하게 붙어 있어 몇 시간이고 꼼짝없이 한 자세로 오래 앉아있어야 한다. 

이렇게 빽빽한 공간에서 장시간 움직이지 않으면 무릎 앞쪽 슬개골이 대퇴골을 누르면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 무릎을 90도 각도를 유지한 상태로 장시간 긴장을 하고 있으면 무릎이 받는 부담도 늘어난다. 

연세건우병원 정호원 원장(정형외과 무릎관절 전문의)은 “무릎에 퇴행성 관절염이 있는 사람이 비행기를 장시간 타는 경우에는 무릎이 붓고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진통 소염제를 구비해 통증에 대비하는 등 미리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다”라고 밝혔다. 

정 원장은 “비행기의 낮은 실내 온도도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온도가 낮으면 관절 주변 조직들이 뻣뻣해진다”라며 “특히 윤활유 역할을 하는 관절 활액이 굳으면서 통증이 심해지고 관절염 환자나 반월연골 손상 환자는 상태가 더 악화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릎이 비행기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최대한 움직여야 한다. 30분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한다든지 비행기 처음부터 끝까지 걸어 다니는 방법도 있다”라며 “앉아 있을 때도 다리를 틈틈이 마사지하며 부위가 굳지 않도록 풀어야 한다. 앉을 때에도 무릎 각도가 120도 이상이 되도록 최대한 다리를 펴주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퇴행성 관절염. 연세건우병원 제공
 
또한 해외 출장이 잦은 사람은 비행기 탑승을 피할 수 없는데, 만약 업무 등을 이유로 자주 장시간 비행기를 타야 한다면 무릎 수술도 고려해봐야 한다. 매번 가격이 비싼 비즈니스 이상 좌석을 끊을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정 원장은 “최근에는 손상부위만 부분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술식이 발전해 관절염 말기의 경우라도 자신의 정상관절과 주변 인대 조직을 어느 정도 보존할 수 있게 됐다”라며 “수혈량과 절개부위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부분인공관절 수술도 고려해봐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