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정부지원·심사 원활해야 신약개발 과정 임상 병목 풀수있어

2023. 1. 3. 16:0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부 R&D비중 더 늘리고
후보물질 발굴·임상완료등
합리적으로 재원 배분해야

―임상시험 병목현상을 해결할 방안은.

▷우리나라에서 신속한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이 가능했던 것은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규제당국의 롤링리뷰 등 신속 심사의 세 요소가 결합했기 때문이다. 공중보건 위기 상황 등 공익적인 목적의 신약 개발에도 이들 요소가 원활히 맞물려야 병목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

―R&D도 중요하다.

▷정부 예산에서 R&D가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나라가 세계 1위다. 그런데 제약바이오의 R&D 비중은 10%가량으로 주요 해외 국가(평균 20%)보다 적다.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완료까지 합리적으로 재원이 배분돼야 제약바이오 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

―연구인력도 확보해야 할 텐데.

▷의사이면서 과학자인 의사과학자가 해답이 될 수 있다. 특히 공익성을 띤 신약 개발은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에 적합한 분야다. 해외에서는 의사과학자가 진료에 50%, 연구에 50%를 할애해야 한다고 법적으로 규정돼 있다. 이들을 고용하는 병원 등 기관은 수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정부가 인건비를 분담한다. 우리나라도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과 같은 직간접적 지원과 함께 체계적인 양성 시스템을 갖춰 의사과학자 활성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이란.

▷임상시험은 크게 제약사 의뢰 임상시험과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으로 구분한다. 우리나라는 전체 임상 중 각각의 비율이 80%, 20%를 차지한다. 반면 중국이나 독일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은 전체의 40~50%에 달할 만큼 높다. 학자들이 그만큼 임상에 활발히 참여한다는 의미다.

일본은 연구자 주도 임상을 기반으로 신약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오사카대 부속병원에서만 신약후보물질을 155개나 갖고 있다. 우리나라도 연구자에게 양질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제도 개선 등을 통해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을 확대해야 한다. 신약 개발은 물론 기존 약물의 적응증 확대까지 폭넓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 공개된 제3차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지원 종합계획안에는 5대 목표 중 하나로 글로벌 임상시험 점유율 3위가 제시됐다.

▷글로벌 임상시험 점유율은 미국과 중국이 압도적으로 높고 나머지는 3~4%대로 비슷하다. 3위가 불가능하지 않지만 그만큼 역전할 위험도 크다.

우리 재단은 의과학 연구와 동물실험 등 기초연구와 임상연구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전임상시험지원센터인 생명공학연구원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도 MOU를 맺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정부도 임상시험을 포함해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에 적극적이다. 지금은 신약후보물질 발굴과 전임상(동물실험), 임상 단계의 주무부처 및 기관이 산재돼 있지만 향후 제약바이오산업혁신위원회가 '컨트롤타워'로 기능하며 보건의료 R&D, 기초·임상 연계 등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종합계획안에는 임상시험의 디지털 가속화 내용도 담겼다. 경쟁력 강화에 어떤 도움이 될까.

▷분산형(비대면) 임상시험은 이미 세계적인 트렌드다. 한곳에서 임상 전반을 모니터링할 수 있어 데이터 퀄리티가 높아지고 처리 속도도 훨씬 빠르다.

환자가 병원에 왔다 갔다 하지 않아도 돼 불편하지 않고 중도 탈락률 역시 낮출 수 있다. 임상시험 비용도 절감된다. 비대면 임상은 비대면 진료와는 성격이 다르다. 신약 개발에 필요한 절차적인 부분이란 점에서 좀 더 유연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박정렬 매경헬스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