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임상강국 도약 … K바이오 성장의 밑거름 될 것"

2023. 1. 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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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준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이사장에게 듣는다

"임상시험 경쟁력은 곧 그 나라의 제약바이오 산업 경쟁력입니다. 코로나19 백신·치료제의 국산화와 같은 K바이오의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가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디지털 전환, 거버넌스 정립 등 '큰 그림'을 그려야 할 때입니다."

2014년 설립된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명실공히 국내 임상시험 산업 육성·지원 전문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국산 1호 치료제 '렉키로나'와 국산 1호 백신 '스카이코비원'을 출시해 국내외 관련 업계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이들 치료제와 백신은 최근 생산이 중단됐지만 귀중한 개발 경험을 하게 됐다.

배병준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이사장(56·사진)을 만나 2023년 급변하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K바이오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청사진을 들어봤다.

―재단은 국산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에 '숨은 조력자'다. 어떤 역할을 담당했나.

▷임상시험은 참여자를 모집·등록하고 끝까지 투약을 완료하도록 관리하는 게 핵심이다. 우리 재단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국가임상시험 참여 플랫폼'을 구축해 신속하고 체계적인 임상시험을 도왔다. 쉽게 말해 임상시험 포털 사이트인데 백신·치료제 임상 프로토콜과 주요 성분, 참여 병원, 연구 책임자, 기간 등의 정보를 참여자에게 공유하는 공간이다. 이를 통해 렉키로나는 국내 임상시험 참여자의 67.5%, 스카이코비원은 국내 임상 목표 인원의 125%를 연계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향후 다른 신약 개발에도 이 플랫폼을 활용할 계획이다.

―제약사의 임상시험을 공공기관이 지원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나.

▷공익적 가치가 높은 신약 후보물질, 예를 들어 코로나19와 같은 공중보건 위기 질환이나 희귀질환 치료제, 항암제 등은 미국·영국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한다. 화이자·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을 단시간에 개발할 수 있었던 것도 미국 정부가 제약사에 R&D 예산을 지원하고 리스크를 분담해줬기에 가능했다. 전문가 심사를 통해 공익성을 인정받은 신약은 적극 지원해야 맞는다고 생각한다.

―국내 임상시험 역량은.

▷우리나라의 제약사 의뢰 임상시험 점유율은 3.73%로 세계 6위다. 신속한 환자 모집과 등록 등 빠른 속도와 저렴한 임상시험 비용, 우수한 연구 퀄리티의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참여자의 자긍심 고취를 위해 재단 사무실과 홈페이지에 '명예의 전당'을 개설해 이름을 올리고 임상 1회 참여 시 자원봉사 4시간을 인정하고 증명서를 발급하는 등 재단의 지원도 주효했다고 본다.

―생각보다는 점유율은 낮은데.

▷제약바이오 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1.5~1.7%다. 임상시험은 그것보다 두 배가량 점유율이 높으니 적은 수치가 아니다. 오히려 국내 임상과 제약바이오 산업 간 '미스매치'가 발생하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임상시험에서는 세계 6대 강국인 우리나라이지만 세계 50위권 내 제약사는 한 곳도 없지 않나.

―이유가 무엇일까.

▷우리나라는 블록버스터 신약이 없다. 어느새 제약사가 임상을 완료해 신약을 출시하는 것보다 임상 1·2상을 마치고 후보물질을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하는 것을 성공이라고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수출이 취소되는 사례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신약 개발의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혁신성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제네릭 중심에서 신약 개발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변화시켜야 제약바이오 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

―제약사로서는 임상을 끝마치기까지 여러 부담이 따른다.

▷흔히 임상시험 병목현상이란 표현을 쓴다. 임상시험을 완료하는 게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만큼 어렵다는 의미다. 실제로 그렇다. 임상을 완료하는 데 평균 6~7년이 걸리고 전체 R&D 비용의 절반가량(49.2%)이 투입된다. 임상 3상만 해도 1인당 2000만~3000만원의 비용이 쓰이지만 성공률은 68%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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