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화끈화끈 정초부터 울화병? 내몸속 염증이죠

이병문 선임기자(leemoon@mk.co.kr) 2023. 1. 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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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위협하는 위염·식도염·인후두염
스트레스·과식·과음·흡연…
가벼운 증상 방치하면 큰일
만성화되면 癌등 각종 질환
식후 3시간동안은 눕지말고
자극적 음식은 피해야 건강
【게티이미지뱅크】

요즘 적지 않은 직장인들이 몸속에 생긴 만성 염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근무 중 커피를 너무 자주 마시거나 업무에서 생기는 스트레스를 흡연이나 매운 음식으로 풀기도 한다.

또한 친구, 가족, 회사 동료들과 송년회 및 신년회 모임으로 흡연, 야식, 과식과 잦은 술자리를 갖다 보면 위, 식도, 목에 염증이 생기게 된다. 염증이 만성화되면 가슴이 타는 느낌, 통증, 삼킴 곤란 등의 증상이 생겨 삶의 질까지 떨어뜨리게 된다. 몸속 염증은 처음에 별것 아닌 듯이 느껴질 수 있지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만성화돼 치료가 힘들어지고 증상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나희경 교수, 이비인후과 이윤세 교수의 도움을 받아 직장인의 대표적인 염증인 △위염 △위식도 역류질환(역류성식도염) △인후두염의 원인과 예방에 대해 알아봤다.

위염

위염은 병리학적으로 위 점막에 염증 세포의 침윤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위염은 지속 기간에 따라 크게 급성과 만성으로 나눌 수 있다.

급성 위염은 명치 부위 통증, 복부 불편감 및 구역, 속쓰림 등이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게 특징이다. 드물지만 심한 복통과 함께 오한, 발열 등의 전신 증상이 생길 수도 있다. 통증의 위치 및 양상만으로 급성 췌장염, 급성 담낭염 등의 다른 질환과 구분하기가 어려울 수 있어 혈액검사, 위 내시경, 복부 초음파검사를 통해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한 경우 내시경을 시행했을 때 위점막 출혈 및 혈괴를 관찰할 수 있는데, 이 경우 혈액이 섞인 구토나 검은 변, 혈변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만성위염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으며 상복부 통증, 식후 심와부(명치 부위)의 그득함, 복부 팽만감, 식사 중 조기 포만감, 구역, 속쓰림,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만성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내시경 소견에 따라 대표적으로 표재성 위염,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결절 위염 등으로 분류된다. 위염은 심한 스트레스, 과음, 흡연, 과식, 음식을 빨리 먹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즐기는 식습관 등에 의해 발생한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의 감염이나 그 외 세균, 기생충 감염 등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알코올이나 아스피린, 소염진통제의 복용도 원인이 된다.

만성 위염을 예방하려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땐 제균 치료와 함께 음식을 천천히, 적당히 먹고 자극적인 음식을 최대한 피하고 덜 짜게 먹는 등 식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위산분비 억제제, 위장 점막 보호제 복용 등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또한 담배를 피운다면 반드시 금연해야 하고 커피도 피하는 것이 좋다. 나희경 교수는 "생활 습관을 한 번에 개선하는 것은 어렵지만, 만성화되면 반복적인 증상이 삶의 질을 떨어뜨리므로 건강한 식습관을 익히고 무엇보다 증상이 없더라도 주기적인 내시경 검진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위식도 역류질환(역류성식도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역류성식도염 환자는 2017년 약 285만명에서 2021년 315만명으로 늘었다. 이제 주변에서 흔히 환자를 볼 수 있는 질환이 됐다. 섭취한 음식물은 식도를 지나 위로 가는데, 이때 위에 있는 내용물이 식도로 다시 올라오지 않도록 막아주는 괄약근이 있다. 그런데 위장 내 압력이 증가하고 이 괄약근의 기능이 떨어지면, 위에 있는 물질들이 식도로 역류해 식도 점막을 자극해 통증이나 불쾌감을 일으킬 수 있다. 내시경을 시행했을 때 하부식도에 점막 손상이 관찰되는 경우를 역류성 식도염이라고 한다. 더 포괄적인 의미로 내시경 소견과 관계없이 위 내용물의 역류에 의해 가슴쓰림 또는 역류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 위식도 역류질환이라고 한다.

역류성식도염이 심한 상태가 지속되면 궤양이 생기고, 매우 드물게 식도 협착이 생길 수도 있다. 또한 식도 하부의 편평 상피가 염증으로 인해 원주상피로 치환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 중 점막 조직검사에서 특수 장상피화생이 증명된 경우를 바렛식도라고 한다. 바렛식도는 식도 선암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위식도 역류질환의 증상은 위 내 음식물 또는 위산의 역류와 가슴뼈 뒤쪽이 타는 듯한 통증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한다. 또한 음식물 삼킴 곤란이나 흉부에 음식이 걸려 있는 듯한 느낌, 쉰 목소리, 구토, 구역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만성기침이나 기관지 천식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충치와 잇몸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위식도 역류질환은 야식이나 과식 후 바로 눕는 습관, 괄약근 압력을 낮추는 기름진 음식, 음주, 흡연, 커피, 초콜릿 등을 즐기는 것이 주요 악화 원인이다. 따라서 위식도 역류질환은 당뇨나 고혈압처럼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꽉 끼는 옷 대신 넉넉하고 편한 옷을 입고 식후 3시간 동안은 눕지 말아야 한다. 식후에 과격한 운동은 역류를 증가시킬 수 있다.

치료는 약물복용이 주된 방법이지만 내시경치료 또는 수술적 치료법을 고려할 수 있다.

인후두염

우리가 호흡할 때 공기가 지나다니는 통로인 기도의 입구에 인두와 후두가 있다. 인두와 후두는 우리가 먹고 마시는 음식과 공기가 섞이지 않고 식도와 기도로 나눠 들어갈 수 있게 구분해주는 역할을 한다. 인두는 주로 음식이 지나가도록 도와주며, 후두는 공기가 주로 지나가면서 숨을 쉬고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하는 기관이다. 이러한 인두와 후두 부위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인후두염이라고 한다. 편도는 인두의 일부분이어서 편도선염도 인후두염의 일종이다.

인두 부위에 주로 염증이 있으면 초기에 이물감이나 가벼운 기침 증상이 있다가 심해지면 통증 때문에 음식을 삼키기도 어렵다. 발성과 호흡에 관여하는 후두에 주로 염증이 발생했을 때에는 기침을 자주 하고 목소리까지 변할 수 있다. 인두와 후두에 염증이 같이 발생하면 이러한 증상이 복합적으로 발생한다.

인후두염의 원인에는 바이러스나 세균 등에 의한 감염과 잘못된 생활 습관, 위산 역류 등이 있다. 급성 인후두염은 감기와 같이 바이러스에 의해 흔히 생기고 성대를 갑자기 무리하게 사용했을 때 생길 수 있다. 만성 인후두염은 급성 인후두염을 조기에 치료하지 않아서 만성화되거나 흡연, 장기간의 목소리 사용, 음주 등으로 생길 수 있다. 특히 감기에 걸린 후 흡연과 음주를 계속하다 보면 만성화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음주와 흡연은 성대에 부종을 일으켜서 목소리에 영향을 많이 주며 장기적으로 인후두 조직에 손상을 입혀서 인두암, 후두암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어 반드시 피하도록 한다. 이윤세 교수는 "증상이 심해지거나 만성화되어서 생활하는 데 불편을 주기 전에 생활습관부터 우선 교정하면서 신속하게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며 "주의해야 할 점은 2개월 이상 지속되는 쉰 목소리, 기침, 삼키기 곤란함, 체중 감소 등이 있을 경우 단순 염증이 아닐 가능성이 높으니 전문의를 찾아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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