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한해 끝낸 반도체·철강株, 계묘년 상승 모멘텀"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2023. 1. 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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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이 선정한 유망주
올 코스피 '상저하고' 전망
지갑 얇아져도 소비 못줄이는
경기방어주로 삼바·농심 주목
美인플레법·中리오프닝 효과
LG엔솔·아모레퍼시픽 덕볼듯

올해 한국 증시는 이익이 커지는 종목이 그 어느 때보다 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를 목전에 두고 소비자들의 지갑이 더욱더 얇아질 것으로 보여서다. 국내 주요 증권사 센터장들이 실적이 늘어날 기업들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예측한 이유다.

2일 매일경제가 국내 주요 증권사 7곳(NH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신한투자증권·하나증권·메리츠증권·키움증권)의 리서치센터장들에게 올해 두드러지는 실적 증대 계기를 질문한 결과 '업황 사이클 개선' '경기 방어력' '국내외 정책 수혜' '중국 리오프닝' 등이 꼽혔다. 올 한 해 코스피 전망치는 평균 2060~2620(전망을 제시한 센터장 5명)으로 집계됐다. 저점(2155·9월 30일)과 고점(2989·1월 4일) 모두 지난해보다 낮아졌지만 지난해 코스피 종가가 2236.40이었음을 고려하면 하락보다는 상승할 경우 폭이 더 크다고 봤다. 대다수 증권사가 내년 코스피가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업종 사이클이 올해 중 회복될 것으로 보이는 종목으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POSCO홀딩스 등이 대표적이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철강 등 지난해 낙폭이 컸던 산업의 기업들은 실적 개선과 함께 지난해 하락했던 주가의 기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IT 기기 수요 감소로 지난해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하반기부터 실적이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가 반등은 이보다 조금 더 빠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도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 추세 랠리 시점은 상반기 중으로 예상한다"며 그 이유로 지속 하락하고 있는 낸드 플래시 가격이 2분기에 지지선을 형성할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 대해 "그동안 진행된 급격한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은 올해 IT 신제품의 메모리 탑재량을 증가시키며 3분기 이후 메모리 출하 증가를 유발할 전망"이라면서 "이에 SK하이닉스의 분기 실적은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감소 우려가 주가 상승을 제한했던 철강주도 올해는 실적 개선과 함께 주가흐름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중국은 2021년 상반기 이후 당해 내내 철강 생산량을 1년 전 대비 감소시켜 공급 과잉 우려가 상당 부분 불식됐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진정될 것으로 보이는 올해 2분기 이후로는 철강 수요도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POSCO홀딩스는 나아진 체력과, 리튬 신사업 투자 등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방어력을 지닌 헬스케어, 식음료 업종도 여러 번 언급됐다.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져도 소비를 급격하게 줄일 수 없다는 특징이 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바이오테크 기업들은 미국 연준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할인율 부담이 급격히 높아지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져 있어 금리인상 종료 이후 투자하기 용이한 업종"이라고 말했다. 헬스케어 업종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다.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나타날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 개화', '알츠하이머 치료제 진화' 등 2가지 큰 변화의 수혜를 모두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식품 부문에서는 경기 침체기에 주목받는 '가성비' 있는 품목을 보유하고 있으며,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줄어들지 않은 기업들 위주로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다. 농심은 이 같은 조건을 만족한다는 점에서 다수 증권사들이 선호 기업으로 뽑았다. 농심은 지난해 매출액 3조1069억원, 영업이익 994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올해는 각각 9%, 44%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정책 수혜를 볼 수 있는 기업도 지난해의 주가 상승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SDI는 외형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LG에너지솔루션 등 경쟁사에 비해 떨어지지만 기업가치가 저평가돼 있다는 판단 때문에 주가 흐름이 기대된다는 분석이 많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11월 말 기준) LG에너지솔루션 대비 70% 이상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며 "그럼에도 10%에 육박하는 높은 이익률을 기록하고 있고, 2023년 수주 확대 가능성이 높고 이익 성장폭도 크다"고 설명했다. 29일 기준 삼성SDI의 주가순이익비율(PER)은 36.28로, 2003년 이후 평균 40.29 대비 낮은 수준이다.

중국이 올해부터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전격 완화하면서 수혜를 입을 기업들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월 양회 전후로 중국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들이 있다"며 "중국을 포함한 신흥 증시 경기 모멘텀이 강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보는 배경"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소비 개선은 물론 그간의 구조조정 효과로 이익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엔터 업종에서는 중국 팬덤 기반을 넓어지고 있는 JYP엔터테인먼트가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혔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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