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채권 모두 저평가 … MS·오라클·엔비디아 주목해야"
반도체·기술주 업황 좋아질것
하이일드채권 투자 수익 기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투자 환경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해 코스피는 25%, 미국 S&P500지수는 20% 떨어졌다.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경쟁적으로 금리를 올렸고, 지정학적 위험이 겹치면서 경기 침체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안갯속인 투자 시장을 예측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자산운용사인 베어링자산운용과 피델리티자산운용의 주식과 채권 전문가를 인터뷰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투자 환경이 악화할수록 장기적으로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채권투자 전문가인 캐런 탤워(Karan Talwar) 베어링자산운용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부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수준이 고점에 근접한 상황에서 장기 투자한다면 채권은 훨씬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베어링운용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투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그는 BNP파리바운용 등에서 신흥시장 채권부문 전문가로 활약했다.
맷 존스(Matt Jones) 피델리티인터내셔널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JP모건 퀀트 애널리스트 등을 거쳐 2005년부터 피델리티에서 근무하고 있는 퀀트 부문 전문가다. 피델리티는 전문가들의 노하우를 접목해 30~40개 미국 기술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투자자문서비스(FUSION)를 하고 있다.
―올해 증시와 채권시장 전망은.
▷존스 매니저=올해 글로벌 성장률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적극적인 정책으로 미국은 단기적인 경기 침체를 경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미국 대형 기술주는 다른 업종 대비 보다 높은 이익을 내고 있고 재정적으로 탄탄하다. 밸류에이션(평가가치)도 장기 평균 대비 매력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올해는 어떤 종목을 선택할 것인지가 더 중요해질 것이다.
▷탤워 매니저=주식과 채권 간 상관관계가 낮지만 지난해는 예외적이었다. 높은 물가 상승 부담과 금리 인상에 따른 위험 회피 성향으로 주식과 채권시장에 동시에 충격을 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고점에 다다르고 있고 금리 인상 역시 마지막 단계로 올라가면서 채권과 주식의 상관관계는 다시 과거와 유사한 양상으로 회귀할 것이다. 금리 수준이 고점에 이르면서 채권은 중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제공하는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금리 인상기 투자전략은.
▷탤워 매니저=금리 인상기에는 듀레이션(잔존 만기)이 짧고 쿠폰 수익률이 높은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물론 채권 시장에서 위험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선정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채권 금리 등 비용이 상승할 때 기업들은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리파이낸싱(자금 재조달)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커지게 된다.
▷존스 매니저=미 연준이 올해 중반께 피벗(Pivot)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금리 인상폭이 줄어들고 간격도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금리 자체를 인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금리 상승 흐름으로 종목별 격차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경기침체 가능성 남아 있는 만큼 올해 1~2분기 미국 기술주들의 실적을 눈여겨보고 있다. 경기 침체가 오더라도 기업들의 재무상태 등이 양호해서 심각한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개인적 판단이다.
―눈여겨보고 있는 주식이나 채권은.
▷존스 매니저=성장성이나 구조적인 문제가 없음에도 밸류에이션이 내려가 있는 종목을 찾아야 한다. 종목을 선정할 때 3년에서 길게는 5년까지 염두에 두고 평가를 한다. 가령 오라클은 2026년까지 꾸준히 이익을 내고 연평균 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로소프트도 핵심 종목으로 편입하고 있는데 PC사업에서는 고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익 구조가 매력적이다. 반도체 업황이 좋아질 것으로 보고 최근 엔비디아도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퀄컴은 최근 발표한 실적 전망치가 부진했지만 구조적인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며 매출과 이익이 향상될 종목으로 보고 있다.
▷탤워 매니저=하이일드 채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이일드 채권 투자는 투자등급보다 낮은 신용을 가진 회사들에 투자하는 것이다. 하이일드 채권의 만기는 5년 정도로 국채보다 짧고 신용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커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하이일드 채권이 상당히 저평가 돼 현시점에서 큰 자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시장을 이끄는 기업들이 하이일드 채권을 발행하면서 자산군도 질적으로 향상됐다. 하이일드 채권을 통해 전 세계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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