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만 연초부터 양안관계 설전…“독립시도 분쇄”vs“군사적 위협 포기해야”
중국과 대만이 새해 벽두부터 양안 관계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중국은 통일 의지를 내세우며 이른바 ‘대만 독립’ 세력을 겨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고, 대만은 정치적 강압과 군사적 위협을 포기하라고 촉구했다.
중국에서 대만 업무를 담당하는 쑹타오(宋濤) 공산당 중앙 대만공작판공실 및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임은 지난 2일 발간된 ‘양안관계’ 잡지 2023년 1호에 게재한 신년사에서 “올해는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정신을 전면적으로 관철하고 실현하는 시작의 해”라며 “대만 각계 인사들과 양안 관계 및 국가 통일에 관한 광범위하고 심도 있는 협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인민일보가 3일 보도했다.
쑹 주임은 이어 “우리는 양안 동포가 마음을 합쳐 동행한다면 반드시 중화민족 위대한 부흥의 아름다운 미래를 함께 창조하고 조국 통일 대업을 완성할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며 “평화통일과 일국양제 방침을 견지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공식(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에 기초해 양안 관계의 평화적 발전과 평화통일 과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국가의 주권과 영토를 보전하고 반분열, 반간섭의 중대한 투쟁을 단호히 전개할 것”이라며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의 독립 시도를 단호히 분쇄하고 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제지하려는 외부세력의 행동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겠다”고 덧붙였다.
대만은 중국의 이 같은 메시지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중국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대만에 대한 정치적 강압과 군사적 위협 등의 행위를 포기해야만 양안의 긍적적 상호작용과 건강하고 질서 있는 교류 회복 여건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만의 양안정책은 변함이 없다”면서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것처럼 전쟁은 결코 문제 해결을 위한 선택지가 아니며 지역의 안정과 발전을 촉진하겠다는 공통의 목표와 대화·협력만이 인민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양안 관계는 지난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과 중국의 강화된 무력시위 등으로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AFP통신은 대만 국방부 자료를 토대로 지난 한 해 중국 군용기 1727대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중국 군용기 960대가 대만 ADIZ를 넘나들었던 2021년보다도 훨씬 확대된 규모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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