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죽 터지는 와중 “우크라전, 특별한 감동”…獨 국방장관 새해인사 도마

박선민 기자 2023. 1. 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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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네 람브레히트 독일 국방장관이 폭죽이 터지고 있는 베를린을 배경으로 새해 인사를 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크리스티네 람브레히트 독일 국방부 장관의 새해인사가 도마 위에 올랐다. 폭죽이 ‘펑펑’ 터지는 와중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했는데, 미사일 폭격이 연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특별한 감동을 받았다”고 한 점도 논란이 됐다.

람브레히트 장관은 1일(현지 시각)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수도 베를린에서 촬영한 30초 남짓한 길이의 새해 인사 영상을 올렸다. 영상을 보면, 람브레히트 장관 뒤로 폭죽이 굉음을 내며 터진다. 이 소리는 영상이 끝날 때까지 이어진다. 폭죽에서 나온 폭발음과 빨간 불꽃이 마치 미사일 폭격을 연상케 했다.

영상에서 람브레히트 장관은 “2022년은 엄청난 도전과 함께한 해였다”며 “유럽 한가운데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쟁과 관련해 많은 특별한 감동을 받았고, 흥미롭고 훌륭한 사람들과 조우했다. 이에 대해 매우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끝으로 “새해 마지막 날 근무하는 경찰과 군인 등에게 감사하다”며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새해를 맞이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이 쏟아졌다. 람브레히트 장관이 폭죽이 터지는 와중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한 것도, 전쟁을 ‘경험’으로 치부한 것도 논란이 됐다.

크리스티네 람브레히트 독일 국방부 장관. /AP 연합뉴스

제랍 귈러 기독민주당(CDU) 국방정책 전문가는 “(람브레히트 장관은) 새해맞이 폭죽이 터지는 배경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연설을 했다. 장관의 연이은 불쾌한 행위 중 화룡점정”이라며 “국방장관이 계속 자리를 지킨다면, 우리나라의 명망이 훼손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단순히 국방장관의 이미지 문제가 아니라 유럽과 세상이 독일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대한 문제”라며 “누가 우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겠나”라고 했다.

슈테판 비쇼프 녹색당 연방의원은 “유럽 한가운데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제 건배하고 새해 잘 맞이하란 거냐”고 했다. 그러면서 “이게 차라리 딥페이크 영상이었으면 좋겠다”며 “이 영상은 국방부 장관의 정치 스타일에 대한 모든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녹색당은 람브레히트 장관이 속한 사회민주당과 함께 독일의 신호등(사회민주당-빨강·자유민주당-노랑·녹색당-초록) 연립정부에 해당한다.

독일 국방부 대변인은 “해당 영상은 람브레히트 장관이 개인적으로 찍은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대변인은 “영상을 촬영하는 데 국방부 인력이 동원되지 않았다”며 “장관이 한 말에 대해 코멘트할 수 없다”고 했다. 마리 아그네스 슈트라크 침머만 연방하원 국방위원장도 “영상과 관련한 논란은 람브레히트 장관의 개인적인 문제”라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설정이 좀 아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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