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급제보다 어렵다는 신춘문예에서 '2관왕' 탄생

김태훈 2023. 1. 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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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요 일간지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서 영예의 2관왕이 탄생했다.

한예종 관계자는 "우리 학교는 국어국문학과나 문예창작학과는 없지만 해마다 꾸준히 신춘문예 당선자를 배출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두 신문사의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당선되며 2관왕을 차지한 전지영 작가의 작품이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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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종 출신 전지영 작가 영예의 주인공
조선일보·한국일보 소설 부문 모두 당선
올해 주요 일간지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서 영예의 2관왕이 탄생했다.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신춘문예에서, 한 곳도 아니고 두 곳이나 당선됐으니 앞날이 아주 촉망되는 작가라고 할 수 있겠다. 국내 주요 일간지들이 매년 실시해 새해 벽두 그 결과를 발표하는 신춘문예는 시인, 소설가, 평론가 등 문인을 배출하는 가장 권위있는 등용문으로 꼽힌다.
2023년도 신춘문예에서 한국일보 및 조선일보의 소설 부문에 당선된 전지영 작가. 한국일보 제공
3일 한국예술종합학교(총장 김대진)에 따르면 이 학교 무용원 출신 전지영(39·예술경영전공 예술사 졸업) 작가는 단편소설 ‘쥐’가 조선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에, 소설 ‘난간에 부딪힌 비가 집안으로 들이쳤지만’이 한국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분에 각각 당선됐다. 참고로 올해 조선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 응모작은 작품 수 기준으로 689편이었다. 또 한국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은 작가 기준으로 628명이 응모했다. 전씨는 689 대 1, 그리고 628 대 1이란 살인적 경쟁률을 나란히 뚫은 셈이다.

전 작가의 소설들은 두 신문 신춘문예 심사위원들로부터 모두 후한 점수를 받았다. 먼저 조선일보 심사위원들은 전 작가의 ‘쥐’에 대해 “가장 단편의 형태를 갖추었으며 개성적인 공간과 그 안에서 드러나는 인물들의 행동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폐쇄적이며 계급으로 나뉜 공간에서 생활하는 여성들의 불안과 방향감 상실, 쥐가 상징한 보이지 않는 힘에 대한 추적과 대사 등으로 플롯을 움직이고 마지막까지 긴장을 이어나갈 줄 아는 점이 돋보였다”고 당선작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국일보 심사위원들은 전 작가의 ‘난간에 부딪힌 비가 집안으로 들이쳤지만’을 놓고 “탄탄한 구성을 바탕으로 서사의 굴곡과 긴장감을 조성하는 솜씨가 뛰어나다”며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전 작가의 “신중하고 성숙한 시선”를 칭찬하며 “무엇보다 증오와 죄책감을 혐오와 경멸이 대신하지 못하도록 애쓰는 노력에 대해, 그런 마음에 지고 싶지 않은 그 맹렬함에 지지를 보낸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 12월 세계일보 신춘문예 심사위원들이 의견을 나누는 모습. 앞에 수북하게 쌓인 응모작 원고 더미가 주요 일간지 신춘문예의 관문을 뚫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한편 한예종 출신으로 전 작가 말고도 3명이 더 신춘문예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한예종에 따르면 영상원 및 연극원 출신 김혜빈(29·영화과 예술사 및 서사창작과 전문사 졸업) 작가의 ‘레드불’이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소설 부문에, 연극원 출신 노은지(36·서사창작과 전문사 졸업) 작가의 ‘세노테 다이빙’이 한국경제 신춘문예 장편소설 부문에 각각 당선됐다. 또 올해 연극원 극작과 전문사 과정에 입학할 예정인 이경헌(30) 작가는 ‘래빗 헌팅’으로 한국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 당선자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한예종 관계자는 “우리 학교는 국어국문학과나 문예창작학과는 없지만 해마다 꾸준히 신춘문예 당선자를 배출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두 신문사의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당선되며 2관왕을 차지한 전지영 작가의 작품이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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