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운용, 매각 앞두고 혼란...존리는 美 월가에서 유튜브 활동
회사 떠난 존리, 국내외서 개인 활동
유튜브 외 투자교실·세미나도 진행
메리츠자산운용 매각 여부를 둘러싸고 추측과 전망이 난무하는 가운데 회사를 떠난 존 리 전 대표는 유튜브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존 리 전 대표는 지난해 6월 차명투자 의혹으로 대표직에서 사임한 뒤 한 달 만에 근황을 공개했고, 최근 연말에는 미국 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 인근에서 머물면서 추가로 소식을 알렸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는 주요 사업 리스크로 자회사 메리츠운용 매각 관련 불확실성을 명시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해 존 리 전 대표가 물러난 이후 메리츠운용 매각을 추진해왔다. 행동주의 펀드인 강성부 펀드(KCGI) 등이 인수 의지를 드러냈지만, 아직 최종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아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메리츠운용은 설립 당시 메리츠종합금융의 자산운용부문이던 사업체를 2009년 2월 종합운용사로 재인가 등록했고, 당사가 100% 지분을 보유한 완전자회사”라며 “증권신고서 제출일(2일) 현재 메리츠운용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향후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면 관련 법령에 따라 절차를 진행하고, 공시 의무가 발생하면 공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존 리 전 대표는 메리츠운용 경영에서 손을 떼고, 개인 유튜브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유튜브에서 ‘존리라이프스타일 주식’이라는 채널을 운영 중인 그는 최근 ‘존리와 월스트리트 투어’라는 제목의 시리즈 영상을 게재했다. 존 리 전 대표는 “10년 만에 미국 월스트리트를 찾았다”며 “연말까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 뒤 새해에 한국에 돌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존리와 월스트리트 투어’ 영상 후반부에서 존 리 전 대표는 자신이 진행하는 금융교육 프로그램인 ‘존리 스쿨’을 직접 소개했다. ‘주부투자교실’, ‘직장인투자교실’, ‘주니어투자교실’로 나뉘는 존리 스쿨을 통해 주식 투자 가이드라인을 배울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강연은 1시간 반 진행되고, 10회 단위 수강료는 1인당 60만원이다. 미성년자 대상 강의는 3시간 진행되고, 5회 단위 수강료는 1인당 50만원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존리의 부자학교’라는 시리즈 영상이 올라왔다. 전국 대학(원)생 가치투자 대회를 후원한 그의 강연과 질의응답 내용을 편집한 영상으로 총 7편이 연속으로 게재됐다. 전국 대학생 가치투자 대회는 경기대 투자 동아리와 메리츠운용이 공동 주관하고 존 리 전 대표 등이 후원해온 행사다. 마지막 행사는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7월 말까지 열렸고, 최종 발표와 시상식이 같은해 9월 진행됐다.
지난해 10월에는 국내에서 오프라인 세미나를 진행하기도 했다. ‘존리의 부자학교 패밀리 캠프’라고 불리는 세미나는 가족 단위 참가자를 대상으로 경기도 파주에서 1박 2일 동안 진행된다. 대부분의 일정은 존 리 전 대표의 강연으로 구성됐고, 존 리 전 대표와의 식사, 산보 시간도 포함돼 있다. 존 리 전 대표 유튜브 채널 하단에는 존리 스쿨과 패밀리 캠프 참가 및 수강 신청 관련 내용이 안내됐다.
존 리 전 대표가 회사를 떠난 뒤 유튜브를 통해 다시 대중 앞에 나온 것은 지난해 7월이다. 같은 해 6월 메리츠운용이 자신의 차명투자 의혹으로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고, 그가 사표를 낸 지 결국 한 달 만이었다. 존 리 전 대표는 ‘불법성은 없었다’고 반박했지만, 업계 안팎에선 해당 논란으로 회사 신뢰도 타격이 불가피했던 만큼 그룹 차원에서 매각을 추진했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더욱이 금감원 조사가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에서 존 리 전 대표가 섣부르게 행동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금감원 내부에서도 존 리 전 대표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많았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후 임원회의를 통해 직접 자산운용사 경영진 스스로가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정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메리츠운용은 지난달 매각과 관련해 ‘최종 확정된 것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메리츠운용 매각과 관련해 불확실한 정보가 확산하면서 펀드 가입자들 우려가 커진 탓이다. 메리츠운용 측은 “우량종목발굴과 장기투자의 투자 철학을 실천하고 있고, 향후에도 같은 방향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며 “특히 기존에 운영중인 펀드는 투자설명서에 기재된 투자대상. 투자방법에 따라 변함없이 운용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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