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황제와 여제가 맞붙었다

문원빈 기자 2023. 1. 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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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추억 솔솔…영원한 황제와 승승장구 여제의 대결 승자는?
- 2009 스타크래프트 헤리테이지 A조 8경기 당시 풍경 [출처: 온게임넷]

스타크래프트 '황제' 임요환과 '여제' 서지수가 2일 맞붙었다. 아프리카TV에서 방송하는 두 선수는 팬들의 주선으로 3판 2선승 매치를 펼쳤다. 임요환은 "스타크래프트를 최근에서야 다시 즐기는 상황이라 이기기 어려울 것이다"고 전했다.

팬들도 대부분 서지수의 승리를 예상했다. 임요환은 포커 프로게이머로 스타크래프트를 자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서지수는 최근 LASL을 우승할 정도로 꾸준하게 스타크래프트를 즐겨왔다.

두 선수의 종족은 테란이다. 테란 동족전은 빌드 선택과 시즈탱크 사거리 싸움에서 승부가 결정될 확률이 높다. 맵은 서로 원하는 맵을 하나씩 골랐다. 임요한은 '네오 비프로스트'를, 서지수는 '투혼'을 선택했다.

네오 비프로스트에서 임요환은 배력 날리기로 초반부터 서지수를 흔들었다. 그는 갑자기 등장한 마린으로 서지수가 당황한 틈을 이용해 2스타포트 빌드를 이어갔다. 서지수는 1팩토리, 1스타포트 클로킹 레이스로 반격했다. 하지만 첫 레이스를 허무하게 잃으면서 임요환의 우세가 계속 유지됐다. 경기를 중계한 흑운장 이성은은 "저 레이스가 만약 격추되지 않았다면 임요환이 불리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지수는 골리앗으로 임요환의 레이스를 방어했다. 하지만 오히려 악수가 됐다. 이동이 자유로운 레이스에 계속 휘둘린 것이다. 야심차게 준비한 발키리도 임요환의 클로킹 레이스에 미사일을 1발만 발사하고 격추됐다. 서지수가 네오 비프로스트라는 맵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 플레이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임요환은 서지수의 빈틈을 제대로 노렸다. 레이스를 방어하기 위해 병력을 전방 배치하자 뒷길로 벌처를 보내 서지수의 자원 수급을 막았다. 인구수는 시간이 갈수록 벌어졌다. 서지수의 병력 규모를 파악한 임요환은 시즈탱크와 벌처를 앞세워 진격했다. 이미 인구수가 2배 가량 벌어진 상태라 서지수는 저항하지 못하고 패배를 선언했다.

투혼에서도 임요환은 2스타포트 빌드를 꺼내들었다. 서지수의 SCV 정찰을 차단한 후 2벌처와 2마린으로 탱크 존재를 확인했다. 1팩토리, 1스타포트 빌드라는 것을 확인한 임요환은 레이스를 뽑자마자 서지수의 본진으로 출격했다. 서지수는 1스타포트에서 클로킹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었다. 

서지수는 마린 2기, 시즈탱크 1기, 레이스 1기로 임요환을 역으로 공격했다. 하지만 임요환의 본진은 건물로 막혀 마린과 시즈탱크로 타격을 줄 수 없었다. 침착하게 서지수의 레이스를 격추한 임요환은 미리 보내둔 마린 2기, 벌처 1기로 서지수의 자원 수급에 피해를 입혔다.

서지수는 클로킹으로 임요환의 레이스 진출을 막았다. 임요환은 서두르지 않고 앞마당에 커맨드 센터를 건설하면서 레이스를 모았다. 레이스 8기가 모이자마자 서지수의 멀티 상황을 체크했다.

그 과정에서 시즈탱크 3기, 골리앗 2기, 레이스 2기, 발키리 1기로 진출하는 서지수의 병력과 만났다. 임요환은 즉시 클로킹을 사용해 발키리와 레이스를 모두 격추했다. 통신 위성 중계소 1개로는 스캐너 탐색을 여유롭게 사용할 수 없다. 승기를 잡은 임요환은 클로킹 레이스로 서지수의 병력을 모두 제압했다. 

이미 앞마당 멀티를 활성화한 임요환은 자원 싸움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더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시즈탱크들을 전진 배치해 조이기 라인을 형성했다. 이때 시즈탱크 1기를 나무 밑으로 배치하는 센스를 보였다. 나무 밑에 유닛을 배치하면 언덕 효과와 동일하게 일정 확률로 공격이 빗나간다.

서지수의 진출 경로를 차단한 임요환은 레이스로 서지수의 앞마당 SCV를 공격했다. 골리앗이 레이스를 막으려고 앞마당으로 이동하면 임요환은 전방에 배치된 시즈탱크를 노렸다. 트리플 멀티를 먼저 확보환 임요환은 서지수가 트리플 멀티로 병력이 약해진 틈을 제대로 이용했다. 

레이스를 활용한 시야 싸움과 철저한 사거리 싸움으로 서지수의 시즈탱크를 줄여나갔다. 시즈탱크 숫자가 크게 벌어진 서지수는 결국 패배를 선언했다. 2대0으로 승리한 임요환은 "서로 원하는 맵을 골랐지만 2대0으로 이겼다. 기분 좋게 리플레이를 보면서 승리를 음미하고 방송을 종료하겠다"고 소감을 남겼다.

팬들은 "홍진호는 무슨 싸움을 해왔던 것인가", "이런 임요환과 라이벌로 싸운 선수가 있다니", "임요환 아직도 스타크래프트 잘 하네", "클라스는 죽지 않는다", "리플레이까지 본다고", "역시 황제다" 등 임요환 실력에 감탄했다.

서지수는 "리플레이까지 보면서 조리돌림을 하다니 악마다. 이것이 황제인가. 사실 1팩토리 더블 빌드를 사용할 거라 예상했다. 2스타필드 빌드는 정말 상상하지 못했다. 테란전을 더 연습해서 다시 도전하겠다"며 다음을 기약했다.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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