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뮤직]뉴진스, 제목 그대로 ‘OMG’
걸그룹 뉴진스가 뉴진스 했다. 음반·음원 차트 석권은 물론, 뮤직비디오 논란까지 그야말로 ‘핫’한 컴백이다.
뉴진스는 지난 2일 오후 6시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첫 싱글 ‘오엠지(OMG)’를 발표했다.
‘오엠지’는 서로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 한 켠에 공존하는 묘한 거리감과 조심스러움, 낯섦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지난 여름 발매된 데뷔 앨범 ‘뉴 진스(New Jeans)’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지만 전작에 이어 이번에도 ‘관계’라는 서사에 집중하며, 함께 성장하는 우리의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
타이틀곡 ‘오엠지’는 힙합 드럼 소스와 퍼커션을 기반으로 ‘UK 개러지’ 리듬과 트랩 리듬을 섞은, 통통 튀고 신나는 힙합 알앤비 곡이다. 뉴진스 특유의 트렌디한 음색을 다양한 스타일로 표현해, 뉴진스의 또 다른 개성과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이 곡은 발매 한시간 만인 2일 오후 7시에 멜론, 지니, 벅스 실시간 차트에서 나란히 2위를 기록했고, 1위는 일제히 ‘디토’가 차지했다. ‘오엠지’는 당일 오후 9시 벅스 실시간 차트 1위에 올랐고, 오후 11시에는 지니 실시간 차트 정상을 밟으며 음원 강자의 면모를 입증했다.
음반 파워도 매서웠다. 선주문량 80만 장으로 일찌감치 전작의 총판매량을 넘어선 이 앨범은 발매 하루 동안 48만 장 넘게 판매됐다. 이는 역대 걸그룹 데뷔앨범 초동(발매일 기준 일주일 동안의 음반 판매량) 신기록을 세웠던 데뷔앨범 ‘뉴 진스’의 첫 주 판매량(31만 장)을 넘기는 기록이다.
뉴진스의 ‘오엠지’는 발매 이틀째인 3일에도 선공개곡 ‘디토’와 타이틀곡 ‘오엠지’가 각 음원차트마다 나란히 1, 2위를 나눠 가지며 연초 음원차트를 완벽하게 평정했다. 데뷔 앨범으로 입증한 ‘뉴진스 파워’가 더 매서워진 분위기다.
멜론 차트 기준으로 보면 ‘디토’와 ‘오엠지’가 각각 1, 2위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데뷔 앨범 타이틀곡 ‘하이프 보이’는 4위, ‘어텐션’은 8위에 포진하며 음원차트 10위권에 무려 4곡을 포진시키는 파괴력을 보여줬다. 데뷔 앨범의 또 다른 수록곡 ‘쿠키’ 역시 25위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뜨거운 음원 파워 속 ‘오엠지’ 뮤직비디오를 둘러싼 갑론을박도 뜨겁다. 6분 33초 길이의 ‘오엠지’ 뮤직비디오에서 기억을 잃은 뉴진스 멤버들은 정신병원 테이블에 모여 앉아 각자의 이야기를 나눈다. 하니는 자신이 ‘아이폰의 시리’라고 주장하고, 다니엘은 인기 스타 ‘뉴진스’라고 하는 등 멤버들은 각자를 엉뚱하게 소개하는데, 논란을 부른 대목은 뮤직비디오 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뒤 등장하는 쿠키 영상이다.
이를 두고 뉴진스의 데뷔곡 ‘쿠키(Cookie)’로 불거졌던 가사 선정성 논란을 비롯한 ‘롤리타 논란’에 정면으로 맞선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특히 악플러를 정신병자로 묘사한 것 아니냐며 부적절했다고 지적한다.
누리꾼들은 “엔딩 미쳤네”, “쿠키 논란에 쿠키 영상으로 답하네”, “저 정도는 센스로 봐줄 수 있는 것 아닌가” “깊게 파고들수록 논란이 커질 듯” 등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대중음악 평론가들도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3일 자신의 블로그에 ‘뉴진스의 OMG, ‘가자’에 대한 우려’라는 제목의 글에서 “‘OMG’ 뮤직비디오 제작자는 세상 밖으로 총구를 돌려 시청자와 소비자, 팬덤을 직접 겨누고 있다”며 “마지막 장면은 끔찍한 선택”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김도헌은 “굳이 플랫폼을 콕 짚어 여기서 나오는 의견들은 모두 ‘정신병’이라 지칭하는 마지막 장면은 전혀 통쾌하지 않다”며 “트위터 K팝 팬들에게 논란을 부르기 위해 만든 영상이고 그에 대한 피드백에 대해서도 ‘응 너는 정신병’ ‘거봐 내 말이 맞았지’라 자화자찬하겠다는 의도가 분명하다”라고 했다.
김도헌은 “뮤직비디오 최종본을 승인한 회사 관계자는 어도어 레이블의 임원일테고 어쩔 수 없이 민희진 대표 이야기를 다시 꺼내야 한다”면서 “민희진 대표의 과거 (‘롤리타’ 논란을 불러온) 행동이 ‘OMG’ 뮤직비디오 마지막 장면과 같은 메시지에서 뉴진스로 인식하는 렌즈로 기능한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하면 “제작자의 의도와 다른 주장이 모두 악성 댓글인가. 뉴진스 멤버들이 받은 공격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인가. 자신에게 쏟아지는 조금의 의구심도 불허하겠다는 뜻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김도헌은 “누구나 이야기하고, 평가하고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가치가 떠오르고 시대정신이 만들어진다. 그 방향은 제작자 의도대로일 수도 있고, 완전히 반대일 수도 있다”며 “제작자의 손을 떠난 순간 작품은 만인의 것이다. 여느 장르보다 다양한 해석이 등장하는 K팝에서 ‘OMG’ 뮤직비디오 마지막 장면 같은 태도는 위험하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대중음악평론가 김영대는 SNS에 “뉴진스의 ‘OMG’ 본 후 느낀 것들”이라며 칭찬했다.
김영대는 ““라이트한 리스너들에게는 보편적인 즐거움을 선사하고, 팬들에게는 아티스트를 좋아하는 이유와 자부심을 재차 확인시키고, 그 팬들조차도 예상치 못한 것들로 놀라움과 통쾌함을 느끼게 할 수 있다면, 그게 바로 탁월한 예술이고 음악이 아닐까”라고 뮤직비디오 감상 소감을 밝혔다.
신곡 뮤직비디오에 대한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뉴진스 혜인은 3일 SBS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 생방송에 출연, 관련한 질문에 대해 “촬영 전에 상징적인 의미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면서도 “각자 해석해서 이해하는 게 더 재밌지 않을까 해서 뮤비에 담긴 내용은 비밀로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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