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고객' 모두 기조연설대에···최윤호 삼성SDI 사장, 첫 CES행
수익성 우위 질적 성장 전략을 토대로 최대 실적을 잇고 있는 삼성SDI 최윤호 사장이 취임 2년차를 맞아 대내외 행보 모두 힘주고 있다. 삼성SDI 사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미국 CES 전시장을 찾아 고객 관계 강화에 나서는 한편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임직원간 소통을 활발히 할 것을 예고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주요 임원진과 함께 오는 5~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3'을 찾아 고객사와 미팅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최 사장이 지난 2022년 3월 삼성SDI 사장으로 취임 한 후 CES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CES가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로 알려져 있지만 자동차의 전장화로 매해 CES에 전시장을 차리는 자동차 기업들도 늘고 있다. 올해 열리는 CES 2023의 자동차 관련 기업들의 전시 규모는 전년 대비 25% 커져 300개에 가까운 전시업체가 참가할 예정이다. 각국 유명 자동차 관계 기업 핵심 임원진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자리인만큼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유수 배터리 기업 관계자들도 큰 관심을 두는 행사다.
올 해 눈에 띄는 것은 BMW그룹의 올리버 집세 회장과 스텔란티스의 카를로스 타바레스 CEO(최고경영자)가 각각 4~5일(현지시간) CES 키노트(기조연설) 무대에 서는 점이다. BMW는 삼성SDI의 최대 고객사이고 스텔란티스는 삼성SDI가 현재 미국에 배터리 합작법인(JV)을 짓고 있는 파트너사다. 삼성SDI의 양대 고객사가 모두 CES 주요 연설대에 서 전동화 비전을 밝힌다.
CES에는 2010년 이후 메리 바라 GM CEO, 짐 해킷 포드 전 CEO, 헤르베르트 디스 폴크스바겐 전 CEO 등 쟁쟁한 자동차 업계 수장들이 기조연설대에 서며 IT 업계에 파고든 차 업계 위상을 보여줘 왔다.
BMW는 지난해 CES에서 E잉크를 활용, 자동차 외부 색상이 변하는 차량 'iX플로우'를 선보여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었다. 올 해는 집세 회장이 직접 키노트에 나서는 만큼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노이에 클라세'(Neue Klasse·뉴 클래스)와 함께 '디'(Dee)라 불리는 차내 첨단 음성인식 기술까지 BMW의 전기차 비전이 두루 소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은 2009년 BMW와 전기차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래 13년간 긴밀한 협력을 지속해 왔고 단순 배터리 공급을 넘어 차세대 소재 등 전기차 기술 공동 개발까지 협력을 확대 중이다. 지난달 집세 회장은 방한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 사장 등과 회동해 양사 간 협력 공고화를 재차 다짐했다. 지난해 BMW가 노이에 클라세에 직경 46mm(높이 미정)의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한다고 밝혀 삼성SDI가 향후 각형 뿐 아니라 원통형도 BMW에 납품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이번 CES 2023에서 한 번 충전으로 최대 800Km를 달릴 수 있는 전기 픽업 트럭 콘셉트 모델인 '램 1500 레볼루션'과 푸조의 차세대 운전석 디자인 '푸조 인셉션 콘셉션' 등을 선보인다고 예고했다.
타바레스 CEO는 "2038년까지 넷제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의 가장 앞선 기술을 조명하고 있다"며 "CES에서 우리의 스타트업 소울과 글로벌 스케일이 어떻게 모빌리티를 재정립하고 세계가 이동하는 방식을 선도하며 패러다임을 전환시킬지를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고객사가 이미 삼성SDI의 최근 호실적 달성과 미래 성장에 기여 중인 주요 기업들인만큼 대대적으로 전동화 전략에 힘을 주기로 선언하는 것은 삼성SDI에도 긍정적 신호로 볼 수 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2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SDI의 4분기 전기차용 중대형전지 매출액은 직전 분기 대비 15.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가장 큰 고객사인 BMW의 전기차 신차인 i4와 iX 판매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경쟁사들의 연말 재고조정과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 2021년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 해는 2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기대다.
한편 최 사장은 취임 이후 다방면으로 임직원 간 소통을 강화해 내부 결속 다지기에도 힘쏟는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 한 해 동안 찾아가는 오픈 토크 등 최 사장이 주최한 국내외 임직원 간담회와 임직원 중식 간담회는 총 50회 이상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임직원들과의 소통에 주 1회 이상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해 2분기 오픈 토크부터는 패널 토의 방식을 추가로 도입, 최고재무책임자(CFO),연구소장 등 주요 경영진이 하나의 주제를 선정해 토의를 진행하는 등 소통 방식도 다변화 중이다. 최 사장은 신년사에서 "회사의 성장과 더불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리더십과 임직원 간 소통도 강화해 나가자"고 해 올해도 활발히 의견 교환할 것을 약속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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