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교도소…‘그알’ PDX‘무도’ 작가 ‘관계자 외 출입금지’ 입성 (종합)[DA:현장]
SBS 탐사 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 PD와 MBC 레전드 예능 ‘무한도전’ 작가가 뭉쳤다. 세계관 최강자들이 새 프로그램 ‘관계자 외 출입금지’에서 만나 미지의 출입금지 구역에 입성,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파헤친다.
3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새 프로그램 ‘관계자 외 출입금지’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프로그램을 연출한 이동원 PD와 고혜린 PD가 참석해 취재진을 만났다.
SBS 신규 프로그램 ‘관계자 외 출입금지’(연출 이동원, 고혜린/작가 김태희)는 외부인은 다가갈 수도 들여다볼 수도 없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 구역에 1일 출입증을 받고 입장해 베일에 싸인 금지구역의 이야기를 봉인 해제하는 프로그램. 탐사 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의 이동원 PD와 ‘TV동물농장’의 ‘효리와 순심이’를 연출한 고혜린 PD 그리고 ‘무한도전’, ‘라디오스타’ 등을 이끈 김태희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시사교양 PD와 예능 작가의 협업은 어떻게 이뤄졌을까. 이 PD는 “시청자들이 코로나19 장기화로 많이 지쳐있는 상황”이라며 “‘그것이 알고싶다’처럼 극한의 상황을 겪지 않더라도 일반인들을 응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 시청자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려면 예능 프로그램 작가진과 함께 협업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고 DP는 “처음 할 때는 호흡이 잘 맞을까 걱정했지만 잘 맞더라. 우리 프로그램이 교양인지 예능인지 많이 질문해 주시는데 이게 중요할까 생각이 든다. 우리가 가는 방향은 진정성 있게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재밌게 전하는 것”이라며 “시너지가 잘 어우러지는 프로그램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PD는 “앞서 르포 형식의 프로그램도 있었고, 직업 이야기를 듣는 프로그램도 있었지만 한 기관이나 시설을 통째로 섭외하고 실제 직원의 출입증을 발급받아 그 문을 열어두고 돌아 다닐수 있는 것, 현장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이 우리 프로그램의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고 PD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확인하는 것도 우리 프로그램의 관전 포인트”라고 거들었다.
이 PD는 가장 중요한 장소 선정 및 섭외와 관련해 “‘그것이 알고 싶다’를 하면서 일반인들이 못 가보는 곳을 가볼 기회가 있었다. 주변 지인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궁금한 곳으로 교도소, 조폐국, 군사 지역 등을 떠올리더라”며 “장소를 섭외할 때 걱정했는데 몇 군데 접촉했을 때 다 섭외에 성공했다. 우리 프로그램의 모토가 ‘직접 찾아가서 그 곳에서 일하는 분들의 고충을 들어주고 응원해준다’는 것인데 취지에 동의해 주시더라. 여러군데 답사해서 장소를 선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이 교도소 섭외에 나섰을 때 허가 답변이 오기까지 하루도 채 걸리지 않았다고. 이 PD는 “가장 보수적인 공간이지만 ‘교도관들의 이야기를 마음껏 들어주고 그대로 전달해주겠다’고 하니 이뤄주고 싶다고 했다. ‘사람들은 교도소라고 하면 재소자를 떠올리지만 교도관 또한 창살 속에서 하루하루 지내고 있다.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면서 “법무부 허가를 받고 촬영했다. 보안 사항도 법무부와 소통해서 진행했다. 법무부에서 ‘전국에 교도소가 약 50곳 있는데 어디 가겠냐’고 물어보시더라. 남부구치소와 교도소가 붙어있고 다른 교소도에 없는 센터나 시설이 많아서 그 곳에 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방송국을 11년째 다니고 있는데 이런 촬영은 처음이었다. 전 스태프가 신원조회를 받았고 답사든 촬영이든 휴대전화를 포함한 통신 장비와 담배도 다 뺏겼다. 같이 간 조연출 친구가 장비 목록을 만드는데 3일 걸렸다. 휴대전화가 없다 보니 촬영 중에도 스태프끼리도 소통할 수 없었다. 특이한 촬영 환경이었다”고 말했다. 고혜린 PD 역시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촬영하다보니 독특한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두 번째 출입금지 구역은 인천공항이다. 이 PD는 “우리에게 친숙하면서 보안 문제 때문에 들어가 보지 못하는 공간으로 인천공항이 떠올랐다. 유리 너머 직원들만 다니는 공간이 있다. 그 공간에 허가를 받고 돌아다니면 어떨까 해서 허가를 받고 촬영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관계자 외 출입금지’ 촬영 내내 제작진의 가이드라인도 대본도 없었다고. 그렇기에 출연자가 해내야 하는 몫도 상당했다. 제작진은 왜 김종국, 양세형, 이이경 세 사람을 선택했을까.
이 PD는 “회사나 건물 전체를 다니면서 누구를 마주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착하고,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공감해줄 수 있고, 호기심도 많은 사람이어야 했다. 정해진 틀대로 찍지 않기 때문에 열린 마음으로 함께해줄 사람을 떠올렸다. 본 것 같은 조합이지만 세 분이 같이 나온 프로그램은 없었다. 세 분이 촬영 당시 긴장도 많이 했고 설레하기도 했다. 우리가 시작하자마자 버스에 태워서 교도소에 넣어버리지 않나. 서너 시간 뒤에 제작진을 찾는데 우리가 없어서 본인의 인성이 모두 드러날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고 PD는 “김종국은 중심을 잘 잡아줬고 양세형은 정말로 궁금한 게 많은 것 같더라. 이이경은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시선으로 보더라”고 칭찬했다.
이 PD는 추가 멤버 합류 가능성에 대해 “너무 즐겁게 진행해서 다른 분을 생각해본 적은 없다”면서도 “앞으로 많이 다닐 것이기 때문에 그 현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가족이 그곳에서 일했거나, 꿈이 있는 분이 있다면 한두 번 함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동원 PD는 “단순히 시청률을 떠나서 ‘교도관분들에게 폐를 끼치는 게 아닐까’ 하는 책임감과 걱정이 있다. 그 분들이 응원 받을 수 있게 잘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공감하는 마음으로 시청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고혜린 PD는 “재미와 웃음이 있지만 그것으로 소비하지 않고 인간에 대한 따뜻함을 담은 프로그램이니 많이 관심 가져 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관계자 외 출입금지’는 5일(목) 저녁 9시 SBS에서 첫 방송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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