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실소유주` 이정훈 전 의장, 사기 혐의 재판 1심서 무죄

검찰, 지난해 결심고판서 징역 8년 구형
재판부 "검찰 증거만으로는 상장 확약 확인 안돼"

이정훈 전 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1000억원대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의 실소유주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부장판사 강규태)는 3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정훈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전 의장에 대해 3일 무죄 판결했다. 재판부는 "검찰 증거만으로는 이 전 의장이 코인 상장을 약속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당초 선고공판은 지난달 20일이었으나 이날로 미뤄졌다.

이 전 의장은 2018년 10월 이른 바 '빗썸 코인(BXA)'을 발행, 빗썸을 상장시키겠다며 김병건 BK그룹 회장에게 빗썸 인수를 제안하고 계약금 명목으로 약 1120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김 회장은 계약금과 중도금 약 1억달러(약 1100억원)를 납입했으나 잔금을 납입하지 못해 계약이 불발됐다. 이후 김 회장은 이 전 의장이 자신을 속이고 1100억원이 넘는 계약금을 몰취했다며 그를 검찰에 고발, 당사자 간 소송으로 이어지게 됐다.

앞서 지난해 10월 검찰은 결심공판을 통해 "이 전 의장이 범행을 계속 부인하고 있고, 김 회장을 비롯해 코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매우 크다"며 "죄질이 불량해 중형 선고가 필요하다"며 징역 8년을 구형한 바 있다.

한편 이날 빗썸 측은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빗썸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정훈 전 의장은 빗썸의 경영에 일체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재판의 결과와 관계 없이 앞으로도 편리하고 안전한 거래를 위해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