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관람로 바로 옆에서 고려시대 기와조각 나왔다…청와대 첫 연구조사 보고서 입수
정재우 기자 2023. 1. 3. 15:13
70년 넘게 '금단의 구역'으로 남아있던 청와대에서 고려 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다양한 유물들이 발견됐습니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8월부터 넉 달 동안 한국건축역사학회에 의뢰해 청와대를 비롯한 경복궁 후원지역에 대한 기초조사를 벌였습니다. 어떤 건물이 있고, 어떤 문화재가 있는지, 식생은 어떤지 종합적으로 살펴봤습니다. 청와대 경내에 대해 이 정도로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진 건 1948년 이승만 대통령이 관저로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입니다.
이번 연구는 발굴 조사 없이 눈으로 둘러보는 지표조사 방식으로 이뤄졌지만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문화재청이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경복궁 후원 기초조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총 여덟 군데에서 기와와 백자 등이 확인됐습니다. 대부분 조선 시대의 것이지만 일부 고려 시대의 유물도 있습니다. 청와대 본관 주변과 침류각 등 관람로와 아주 가까운 지역에서도 유물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고려 시대 청와대에는 왕의 별궁이 있었습니다. 서울은 '남경'이란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보고서는 이를 토대로 고려 시대 왕의 별궁인 남경과 관련한 건물이 매장됐을 가능성도 제시했습니다. 따라서 청와대 내부에 대한 지표조사를 실시하고, 유물이 퍼져 있는 범위를 정밀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썼습니다. 실제로 청와대 주변에선 고려 시대 유물이 여러 차례 나왔습니다. 2007년 광화문 발굴과정에서 고려 시대 기왓조각과 청자 파편 등이 나온 게 대표적입니다.
이외에도 청와대를 둘러싼 성벽에선 글자를 새긴 돌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청와대에서 유물이 나왔다고 당장 관람로를 폐쇄하고 곧바로 발굴조사에 들어가는 건 아닙니다. 일단 문화재가 있는 지역으로 지정한 뒤, 훗날 관람객들의 편의와 청와대 개보수 일정 등에 맞춰 차차 발굴을 진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5월 개방 이후 청와대에는 지금까지 270만명이 다녀갔습니다. 하지만 청와대를 활용하는 방식에 대해 보고서는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기초 조사와 보존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지 않은 채 한정된 역사적 시기를 대상으로 호기심 위주의 단순한 관람 방식에 머무르고 있다는 겁니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은 "역사적 공간을 이전할 때는 충분한 조사와 연구가 있어야 하는데 성급하고, 무리하게 이전되다 보니 청와대의 역사성·정체성이 훼손될 처지에 놓여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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