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 매카시, 당내 반대에 하원의장 불투명…미 의회 불안한 시작
미국 연방 의회가 3일(현지시간) 제118대 회기를 시작한다. 하원 주도권을 되찾은 공화당은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총공세’를 벼르고 있다. 하지만 공화당 강경파가 하원의장 후보인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에 대한 반대를 굽히지 않고 있어 자칫 하원이 개원 첫 날부터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2일 하원의장에 출마한 매카시 원내대표가 아직까지 당선에 필요한 표를 획득하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하원의장에 선출되려면 하원 의석 전체의 과반인 218표를 얻어야 한다.
그런데 이날까지 공화당 강경파 의원 5명은 매카시 원내대표를 하원의장으로 절대 뽑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확보한 의석이 222석이므로, 이대로라면 매카시 대표는 민주당 의원들이 지지하지 않는 한 하원의장 선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궁지에 몰린 매카시 원내대표는 최근 강경파의 요구사항을 상당 부분 받아들였다. 특히 하원의장 사임 요구 결의안을 현행 지도부뿐 아니라 개별 의원도 제출할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하라는 이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양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원의장으로서의 입지가 약화될 위험을 감수하면서 강경파 끌어안기에 나선 것이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또한 하원 법사위 내에 ‘연방정부의 정치적 무기화’ 문제를 다루기 위한 특별 소위 구성, 코로나19 특위의 조사 범위 및 권한 확대, 특정 사업 증액시 다른 사업 감액 의무화 추진 방안 등에도 동의했다.
하원 의사규칙에 따르면 표결에서 하원의장 후보가 과반을 획득하는 데 실패하면 2차, 3차 투표를 계속 이어서 진행해야 한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2차 표결을 진행하는 한이 있더라도 계속 하원의장에 도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경우 하원은 새 회기 시작부터 공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원의장 투표가 1차를 넘겨 진행된 것은 1923년이 마지막이다.
뉴욕타임스는 매카시 원내대표가 표결 과정에서 주춤할 경우 ‘대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는 유력 후보들을 소개했다.
하원 2인자인 스티브 스컬리스 원내총무, 2015년 매카시의 하원의장 도전을 좌절시킨 ‘프리덤 코커스’ 창시자 짐 조던 의원, 하원 금융위원장이 유력한 패트릭 헨리 의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맹렬한 지지자이자 하원 3인자 엘리스 스테파닉 의원 등이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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