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공동 연습' 바이든의 "No"에 진화 나선 대통령실·軍

김지훈 기자 2023. 1. 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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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크리스천스테드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에서 휴가를 보낸 뒤 워싱턴으로 가기 위해 크리스천스테드에 있는 헨리 E. 롤센 공항에서 전용기를 전용기를 타고 있다.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 공동 핵연습(Joint nuclear exercise)이 실존하지 않는다고 밝힌 가운데 우리 군 당국은 물론 대통령실은 미국의 확장 억제 등 '핵우산' 관련 논의에 한국도 관여하고 있다는 입장을 연달아 냈다.

바이든 대통령이 기자와 질의 응답과정에서 '핵(nuclear)'이라는 얘기를 듣고 일단 거리를 두는 표현을 한 것이라는 우리 대통령실의 반응도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기간 핵 비확산, 비핵화를 차별점으로 부각해 왔던 '비핵·비확산 전도사'이기도 하다.

미국 정부 측은 한국은 핵 보유국이 아니어서 공동 핵연습도 성립할 수 없지만 핵 대응 공조 체계를 긴밀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韓 "다양한 확장 억제 실행력 강화 협의 중"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3일 정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한미 공동 핵연습 부인 관련 질의를 받고 "우리 군은 긴밀한 한미 공조하에 다양한 확장 억제 실행력 강화 방안을 협의 중"이라며 지난해 11월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제 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한미 간 공조 내용으로 거론했다. 공동성명에 나온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고 대응하기 위한 동맹의 능력과 정보공유, 협의절차, 공동기획 및 실행 등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는 언급이다. 대통령실도 공동성명에서 같은 대목을 지목했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이 27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 1층 브리핑룸에서 일일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12.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하규 대변인은 '공동 기획'의 의미에 대해서는 "한미 간 다양한 방안을 협의 중인데 그 세부적인 방안에 대해서 저희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미국 정부는 한국과 북핵 대응을 위한 긴밀한 공조 체제를 유지 중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다. 나아가 미 측은 동맹이 극단적 위협에 놓일 경우 적국에 사실상 '핵 선제타격'까지 가할 가능성을 대외 방침으로 유지 중이다.

바이든 '핵 선제불사용' 폐기 안해…'독자 핵무장론'은 큰 괴리
바이든 정부 시기인 지난 3월 미 국방부는 의회에 제출한 '핵 태세 보고서'(NPR)와 '미사일 방어 보고서'(MDR) 관련 보도자료에서 "미국은 미국과 동맹, 파트너의 근본 이익을 방어하기 위한 극단적 상황에서만 핵 사용을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미국이 핵 선제타격을 안하는 것은 아니다'는 의미를 내포한 맥락이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일 지난해 12월26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제8기 제6차 전원회의 보고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핵탄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는 '전술핵무기의 다량 생산' 계획도 밝히며 올해도 '국방력 강화' 행보를 가속화할 것임을 천명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만 미국 정부가 실제 동맹이 핵 위협에 놓일 경우 어느 선으로까지 대응할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존재해 왔다. 미국 입장에선 핵 선제타격을 가할 경우 미 본토 역시 보복을 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자국에 대한 방어 옵션과 차등화될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더욱이 바이든 정권은 핵태세검토보고서(NPR)에 핵 선제불사용(No First Use)을 채택하는 방안까지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맹의 우려를 감안해 선제불사용 문구를 명시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져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과거부터 핵 비확산, 비핵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발언을 거듭했던 지도자이기도 하다. 2009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은 계기인 '비핵화' 행보를 코치한 게 부통령 재임기 바이든이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는 '한국 독자 핵무장론'을 미국 정부가 기존보다 강하게 반발할 이유로 거론돼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 민주당 대선후보 시절인 2020년 8월 6일 히로시마 원폭 투하 75주년 성명을 전직 부통령 직함으로 발표하면서 "이 엄숙한 기념일에 우리는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인 핵무기의 위협이 없는 세상을 다시 다짐해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실 "거두절미하고 핵전쟁 물으니 No한 것"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무인기 도발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2.12.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의 공동 핵연습 부인 논란과 관련,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한국은 핵보유국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은 한국과 공동 핵 연습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미는 정보 공유 강화, 비상계획 확대 그리고 궁극적으로 모의훈련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미국의 '핵우산'인 확장억제 이외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공유 프로그램이 갖춰져야 한다는 주장과 관련해 "이름은 다르겠지만 한미간 합의한 것은 나토에 버금가는 수준"이라고 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오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현재 한국과 공동 핵 연습을 논의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로이터 기자가 거두절미하고 '핵전쟁 연습을 논의하고 있는지' 물으니 당연히 'NO'(아니다)라고 답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Joint nuclear exercise(핵전쟁 연습)는 핵보유국들 사이에 가능한 용어"라고 설명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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