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줄이자’ 가계대출 고정금리 선호 급증···“90%가 고정 선택”
가계 주택담보대출의 변동금리가 최고 연 8%대까지 치솟자 고정금리 상품을 찾는 금융소비자가 급증하고 있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신규 실행된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의 비중은 36.8%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해 7월(17.5%)과 비교하면 4개월 사이에 고정금리 비중이 2배 이상 증가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주택담보대출 고객의 80~90%가 고정금리를 선택하고 있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고정금리의 인기가 높아진 것은 최근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은 ‘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있어서다. 이날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는 연 5.25~8.12%다.
고정금리는 이보다 낮은 연 4.82~6.57%에 형성돼 있다. 금리 하단이 변동금리보다 0.43%포인트, 상단이 1.55%포인트 낮다.
하나은행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연 6.071~6.671%, 고정금리가 4.886~5.486%다. 고정금리를 선택하면 연 4%대에도 대출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에선 변동금리가 연 7.32~8.12%로 뛰어 6%대 상품마저 사라졌지만 고정금리는 5.57~6.57%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차주들에게 고정금리가 더 유리한 상황이다.
일반적으로는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높다. 미래의 금리 변동 리스크를 반영하고 있어서다. 저금리 시절 차주들이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 상품을 선호한 것도 고정금리가 더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행권이 금리 상승기 차주의 이자 부담을 완화하고자 고정금리 상품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아졌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고정금리 상품의 비중을 높이라고 주문한 것도 은행권의 고정금리 인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중 ‘신잔액 코픽스’ 상품을 취급하는 일부 은행에선 해당 상품의 판매도 늘었다.
통상적으로 변동금리 상품의 기준으로 사용되는 신규 코픽스는 지난해 11월 4.34%지만, 신잔액 코픽스는 2.65%에 그치고 있다. 신잔액 코픽스는 신규 코픽스보다 완만한 속도로 오르고 있어, 금리 상승기엔 신잔액 코픽스 상품이 차주들에게 좀 더 유리하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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