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이제 유로화 사용…“완전히 통합된 EU 국가로”
크로아티아가 올해부터 자체 통화인 쿠나를 폐기하고 유럽 공통 화폐인 유로화를 사용한다.
BBC 등에 따르면 크로아티아는 새해 첫날인 1일(현지시간)부터 화폐를 유로로 전환하고 국경검문소 통과 절차를 면제하게 되면서 세계 최대의 여권 없는 여행 지역에 합류하게 됐다.
이로써 크로아티아는 27개 유럽연합(EU) 국가 중 유로화를 사용하는 20번째 국가가 됐다. 크로아티아는 2013년 처음 EU 회원국이 되었을 때부터 유로존 가입을 약속했었다. 그러나 유로화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환율, 인플레이션 통제, 건전한 공공 지출 등 엄격한 경제 조건이 충족돼야 했다. 이를 위해 그동안 크로아티아 정부는 재정 건전화와 물가 상승률 억제 등 노력을 해왔다.
또한 이제 크로아티아인은 별도의 비자나 여권 없이도 27개 유럽연합 회원국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게 됐다. 이는 지난달 8일 EU 내무장관이사회가 크로아티아에 EU 회원국 간 무비자 통행을 규정한 국경 개방 조약인 솅겐조약 가입을 승인하면서 이뤄진 조치다. 이에 따라 슬로베니아 및 헝가리와 크로아티아의 73개 국경검문소에서 이동 제약이 사라졌다. 크로아티아는 약 4억 명의 사람들이 EU 내부 국경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솅겐 자유통행지역의 27번째 회원 국가가 됐다.
안드레이 플렌코비치 크로아티아 총리는 이에 대해 “1990년대 독립전쟁을 치른 전 유고슬라비아 공화국이 두 가지 역사적인 변화로 전략적, 국가적, 정치적 목표를 달성했다”며 “이 법안은 국경 통제를 끝내는 것 이상을 의미하며, 이는 여러 세대의 크로아티아인들이 싸워 승리한 우리 유럽의 정체성을 결정적으로 확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변화는) 관광국가로서 크로아티아에 많은 의미가 있다”며 “우리가 유로존에 있다는 사실은 크로아티아를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또 다른 신호를 준다”고 말했다.
크로아티아는 GDP의 20%를 관광 산업이 차지하고 매년 수백만 명의 여행객들이 방문하는 관광 대국인 만큼 이번 변화는 크로아티아의 관광 산업을 더욱 활성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 역시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현상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가 크로아티아 경제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크로아티아의 유로존과 솅겐 자유통행지역 진입이 “엄청난 성과”라며 환영했다. 그는 “크로아티아 국민에게 기쁨과 자부심”이 될 것이라며 “크로아티아인들의 놀라운 여정, 노력, 결단력에 대한 간증”이라고 말했다.
크로아티아 내부에서는 이번 변화를 유고슬라비아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전쟁을 벌인 지 31년 만에 유럽 주류를 향한 어려운 여정을 완료했다는 증거라고 평가하고 있다. 크로아티아 민족주의 정당 등 일부는 쿠나를 유지하자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헌법재판소가 기각했다.
크로아티아에서 이번달 첫 2주 동안은 현금으로 쿠나와 유로화 이중 사용이 허용되지만 이후로는 유로화만 사용하게 된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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