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이재명, ‘개밥에 도토리’라도 尹 신년인사회 갔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문 전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더불어민주당 제공

친노무현계로 분류되던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통령실 신년인사회 불참과 관련 “잘한 일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 전 의장은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국가의 첫날을 시작하는 큰 행사에 참석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고 그게 원론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문 전 의장은 “청와대에도 있어봤고 야당 대표로서도, 여당 대표로서도 있었다”며 “그때마다 대통령이 주관하는 행사에 한 번도 안 빼고 꼭 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야당은) 가면 참 개밥에 도토리”라며 “몇 사람만 갈 수밖에 없다. 위원장 중에 한 둘, 그리고 당 원내대표 정도가 간다. 다른 사람들은 다 그쪽(대통령실) 편이라 무척 외롭고 쓸쓸하고 어떤 때는 화도 나고 한다”고 했다.

또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에서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한다. 그걸 안 하면 굉장히 서운하다. 그러지 않아도 (교류가) 뜸한데 거기를 가려면 노력을 해야 된다”며 “나 같은 경우에는 야당 대표일 때 대통령이 직접 전화한 적도 있다”고 했다. 직접 전화한 대통령은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 이 전 대통령은 당시 야당 국회부의장을 지내던 문 전 의장에게 전화해 청와대로 초청했다고 한다.

이어 “그런 성의가 부족하면 (가기) 그렇다. 사람 사는 이치가 그런 것”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갔었으면 하는 게 내 바람이다. 충분히 그(안 가는) 심정도 이해가나 종이를 보냈다든지 전자로 보냈다든지 하면 참석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와 박홍근 원내대표(왼쪽), 문희상 상임고문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3 신년인사회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뉴스1

문 전 의장은 여야 대립이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고 지적하며 여야 협치를 강조했다.

그는 “라이벌로 생각해야 될 정치 지도자들이 상대를 볼 때 적으로 본다”며 “타도와 옛날 군사 문화의 잔재인지 자꾸만 상대를 적으로 본다”고 했다. 이어 “큰일 날 일이다. 절대 안 된다”며 “서로가 윈윈하고 상생의 정치를 해야 되는데 서로 죽이기 하면 공멸의 정치가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라는 건 서로 상생하자는 것 아닌가. 서로 죽이기를 하면 동물과 뭐가 다른가. 동물은 서로 죽이는 걸로 리더가 된다”며 “그게 동물 세계, 동물농장이다. 한탄할 일”이라고 했다. 아울러 “포용하고 인내하고 서로 같이 가는 것이 인간들이 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신년 인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 각계 인사들을 초청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을 비롯한 5부 요인 등 200여명의 국가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불참했다. 야당에선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참석했다.

이 대표는 같은날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 대표는 신년인사회 불참과 관련 “(신년 인사회 초청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