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폭 가장 커”… 잘나가던 ‘국민평형’의 굴욕
국민 선호도가 높아 ‘국민평형’이란 수식어가 붙었던 전용면적 84㎡가 부동산 시장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84㎡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청약시장에서도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전국에서 전년 말 대비 하락폭이 가장 큰 평형은 전용 84㎡가 속한 전용 60㎡초과~85㎡이하 구간이다. 작년 11월 기준 이 구간의 매매가격지수는 전년 말 대비 5.8% 떨어졌다. 같은 기간 초소형 평형인 전용 40㎡이하와 초대형 평형인 135㎡초과 매매가격지수가 각각 2.3%, 1.9%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하락폭이 최대 3배 이상 크다.
수도권에서도 국민평형의 약세는 이어졌다. 전용 84㎡가 속한 전용60㎡초과~85㎡의 지난달 매매가격지수는 전년 말 대비 7.2%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총 5개 구간에서 하락폭이 7%대를 기록한 것은 전용 60㎡초과~85㎡이하 구간이 유일하다. 하락폭이 가장 작은 초대형 평형의 매매가격 지수는 작년 말 대비 2.4% 떨어지는 데 그쳤다.
이 같은 경향은 실거래가 동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222㎡는 작년 11월 22층이 역대 최고가인 84억원에 매매됐다. 직전 거래인 작년 3월 80억원보다 4억원 오른 금액이다. 작년 5월 역대 최고가인 39억원에 매매됐던 전용 84㎡는 11월 3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다른 지역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강서구 화곡동 ‘화곡푸르지오’ 전용 192㎡는 작년 11월 20억원에 매매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재작년 6월 역대 최고가인 14억7000만원에 매매된 후 약 1년 반 만에 또다시 신고가를 경신한 것이다. 현재 호가는 22억원에 형성돼 있다.
같은 단지 국민평형의 매매가격은 약 1년 새 16% 떨어졌다. 재작년 8월 역대 최고가인 12억5000만원에 매매됐던 전용 84㎡는 지난해 들어 약 2억원 낮은 10억5000만원(6월)에 중개 거래됐다. 현재 네이버 부동산에 10억원에 나와있는 매물도 있어 이 흐름대로라면 조만간 10억원 미만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업계에서는 대형 평형이 하락장 속 선방한 이유로 지속된 공급부족을 꼽는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입주 예정인 전용 85㎡ 초과 평형은 2404가구로 전체(2만2152가구)의 10.9%에 불과했다. 전용 135㎡ 초과 초대형 평형 입주 물량은 이보다 작다. 전용 85㎡ 초과 입주 예정 물량은 재작년 3487가구, 작년 2779가구로 감소세다.
청약시장에서도 국민평형은 굴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리얼투데이가 작년 전국 1순위 청약경쟁률(지난달 7일 기준)을 분석한 결과 청약 경쟁률이 가장 낮은 평형은 전용 84㎡형이 속한 구간이다. 전용 60㎡초과~85㎡이하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7.1대1에 그쳤다. 같은 기간 초소형과 초대형의 청약 경쟁률은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작년 말 청약을 진행한 서울 ‘장위자이 레디언트’에서도 청약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평형은 전용97㎡다. 전용 97㎡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32.80대 1로, 단지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인 4.01대 1의 약 8배 수준이었다. 총 956가구 공급된 장위자이 레디언트에서 전용 97㎡의 공급 물량은 15가구에 불과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그동안 전용 59㎡와 전용 84㎡ 위주로 공급되면서 대형 평형은 만성적인 공급 부족을 겪었다”면서 “국민평형은 매매시장과 청약시장에서 많은 물량이 공급되니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대형 평형은 희소성이 높은 데다 수요도 꾸준히 있어 하락장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모습을 보인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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