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남성, ‘신변보호’ 전 부인 살해 뒤 극단적 선택

안성경찰서 전경. 안성경찰서 제공

경기 안성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50대 남성이 신변 보호 중이던 전 부인을 살해하고 자신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 안성경찰서는 지난 2일 오후 9시53분쯤 안성시의 한 아파트 지상 주차장 인근에서 A씨(54)가 전 부인 B씨(53)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B씨를 살해한 직후 스스로 흉기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경찰은 이혼한 두 사람이 금전적인 이유로 다투다가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해 8월 B씨에게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씨는 이 사건 이후인 지난해 12월20일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 신변 보호 기간은 다음달 19일까지였다.

신변 보호 대상자에게는 통상적으로 긴급한 상황 발생 시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가 지급된다. 하지만 당시 B씨는 “별거 중이기 때문에 A씨가 자신의 주거지를 모른다”며 맞춤형 순찰 지원과 스마트 워치 지급을 거부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A씨가 어떻게 B씨의 주거지를 알게 됐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B씨는 112시스템에만 등록돼 있있다. 112시스템에 등록하면 112 신고가 접수됐을 때 경찰이 다른 신고에 우선해 출동한다. 다만 사건 당일 B씨의 112 신고는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B씨로부터 들어온 신고는 지난해 8월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건 경위를 파악한 뒤 A씨의 사망에 따라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할 방침이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