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보면 이미 성공? 유구한 '에릭'의 역사, KBO 5강 판도 흔드나

김태우 기자 2023. 1. 3. 14: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워싱턴소속 당시의 에릭 페디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13년 1군 무대에 뛰어든 KBO리그 9번째 구단 NC가 세간의 예상보다 빠르게 리그의 강호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건 외국인 선수 선발에서 강점을 보인 덕도 있다. 구단 특유의 시각과 데이터 분석을 통한 외국인 선발은 상당수가 성공으로 돌아갔고, 장수한 외국인 선수들도 적지 않다.

2013년 창단 이후 NC 최고의 외국인 선수는 투‧타로 나눠 두 명으로 볼 수 있다. 타자로는 단연 에릭 테임즈(37)다. 2014년 NC에 입단한 테임즈는 3년 동안 390경기에서 타율 0.349, 124홈런, 382타점을 기록하는 등 KBO리그 외국인 선수 역사를 새로 썼다. 2015년에는 47홈런-40도루의 대업으로 리그 최우수선수(MVP)까지 선정됐다. 테임즈는 2016년 밀워키와 3년 계약을 하고 메이저리그로 금의환향했다.

투수로는 단연 에릭 해커(40)의 이름이 먼저 떠오른다. 해커는 2013년 1군 데뷔 외국인 선수로 2017년까지 NC에서 5시즌을 뛰었다. 2015년 19승을 기록하는 등 NC에서만 통산 56승을 거뒀다. 신생팀이라 마운드 전력이 완벽하지 않았던 그 당시, NC를 이끌고 간 에이스로 여러 팬들의 추억 속에 남아있다.

두 ‘에릭’에 이어, 스펠링은 조금 다르지만 또 하나의 ‘에릭’이 2023년 NC 마운드의 기대주로 등장했다. 2019년 워싱턴의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 로테이션 멤버이자, 지난해에도 메이저리그에서 27경기에나 선발 등판한 에릭 페디(30)가 그 주인공이다. NC는 지난해 12월 20일 페디와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등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발표 당시부터 화제를 모은 선수였다. 경력이 워낙 화려해서다.

2014년 드래프트에서의 워싱턴의 1라운드(전체 18순위) 지명을 받은 페디는 201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줄곧 메이저리그에서 뛴 선수다. 통산 6년간 21승33패 평균자책점 5.41을 기록했다. 전체 102경기 출전 중 선발 등판이 88번이나 될 정도로 전형적인 선발 DNA를 가진 선수다. 2021년에는 7승, 2022년에는 6승을 수확했다.

2022년 들어 커맨드에서 문제를 드러냈고, 피홈런 비율이 계속 높은 수치로 유지되는 등 메이저리그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진 상태였다. 워싱턴도 연봉 조정 2년차에 들어갈 페디와 계약을 포기했다. 일각에서는 몸 상태가 썩 좋지 않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NC는 철저한 조사를 했다고 자신하고 있다. 건장한 신체 조건을 갖췄고, KBO리그에서 풀타임 선발로 뛰기에는 충분한 컨디션을 갖추고 있다는 판단 하에 영입을 결정했다.

다른 팀들이 머뭇거릴 때 과감하게 움직인 NC의 선택이 팀 도약의 발판이 될지도 지켜볼 일이다. 오랜 기간 부상에 시달렸던 구창모가 2023년 풀타임을 벼르고 있는 상황에서 페디까지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상위권 재도약의 발판을 단번에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NC는 페디에 대해 신체조건이 좋고,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으며, 다양한 변화구와 안정된 제구를 앞세워 땅볼 유도가 능하다는 설명을 내놨다. 페디의 메이저리그 기록을 보면 이 설명 자체는 그렇게 과장된 것이 아니다. 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이 시속 약 93마일(150㎞)에 이르고, 커브와 커터, 그리고 체인지업까지 모두 던진다. 건장한 체격 조건에다 공을 앞으로 끌고 나오는 능력도 좋아 타자들에게는 위압감을 줄 수 있다. 선발로 오래 뛴 만큼 경기 운영 능력에서도 기대를 모은다.

NC의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은 3.90으로 리그 평균보다 살짝 나은 5위였다. 다만 에이스로 활약한 드류 루친스키 외의 외국인 투수(파슨스‧더모디)의 성적은 썩 좋지 않았고 이는 NC가 고비를 넘기지 못하는 하나의 원인이 됐다. 신민혁 송명기 등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확실한 상수는 아니고, 구창모는 건강 꼬리표를 떼야 한다. 페디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에릭의 유구한 역사를 이어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