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수장들 “경제 복합위기 진행 중… 재도약 위한 정책 만들 것”
경제·금융당국 수장들이 한 목소리로 올해 경제 복합위기 가능성을 경고하고, 금융권에 건전성 유지와 손실흡수 능력 확보 등 자체 위기대응 능력 강화를 주문했다. 이와 함께 금산분리 완화, 신외환법 제정, 세계국채지수 편입 등 경제 재도약을 위한 금융권 제도 개선도 약속했다.
은행연합회 등 6개 금융권 협회는 3일 오후 소공동 롯데호텔 2층 크리스탈 볼룸에서 ‘2023년 범금융 신년인사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리는 것으로, 금융사 대표, 정부 관계자, 국회의원, 언론인, 금융유관기관 대표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올해는 높은 물가와 금리 상승이 계속되면서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경제·금융당국 수장들은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고조된 상황에서 복합위기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복합위기란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저성장 등 여러 경제위기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는 상황이다.
먼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새해 경제 위기가 진행 중인 만큼 위기 극복과 재도약을 위해 금융의 진정한 중추적 역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글로벌 경기둔화가 본격화되면서 우리 경제의 위기 극복과 재도약을 위한 금융의 진정한 중추적 역할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서민・중소기업 등의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도록 적극적이고도 포용적 금융의 역할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특히 부동산발 금융 리스크가 현재화되고 확산되지 않도록 금융권이 함께 힘을 모아주길 당부했다. 추 부총리는 “최근 부동산 PF 등 부동산 관련 금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 정부는 부동산시장 연착륙을 위한 과감하고 속도감 있는규제 완화 및 세제 정상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정부가 금산분리 완화, 자본시장 선진화 등 글로벌 스탠다드에 걸맞은 금융시장 환경을 조성하겠다”면서 “신외환법 제정, 세계국채지수 편입 등을 통한 외환‧국제금융 부문의 제도 개선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올해 금융시장·거시경제 불안요인, 취약계층 금융애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우리경제의 재도약과 미래를 위한 금융지원에 전 금융권과 정부가 자신감과 신뢰를 가지고 함께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신용 경색과 자금흐름 왜곡을 해소하고,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유도함으로써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해 나가겠다”며 “금리 급등에 따른 취약계층의 금융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정책서민금융과 정책모기지 지원을 확대하고 가계·소상공인의 채무조정 제도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경제의 재도약과 미래를 위해 실물경제와 미래 유망 산업에 대한 정책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금융권의 디지털 경쟁력 제고를 위한 규제 개편 작업에도 구체적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향후 경제 위기 발생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하면서도 지레 위축될 필요는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올해도 높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우리 경제를 둘러싼 환경이 결코 녹록치 않다”면서도 “우리가 경제 상황에 대한 지나친 우려로 지레 위축될 경우 오히려 위기를 자초할 수 있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해외경기 악화로 무역수지 적자가 커질 수 있겠지만, 지난해 우리 수출은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중국 코로나 상황 변화 등 대외여건이 회복되면 무역 수지도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 총재는 이를 위해 올해 한은이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기조를 지속하고, 필요시에는 적극적인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새해 경제·금융 여건이 여전히 어려운 가운데, 금융권의 건전성 관리와 함께 실물 경제 회복을 위한 지원에 책임감을 가지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만큼 금융권의 위기 대응 능력 제고를 위한 건전성 관리 강화에 힘써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면서 “각 금융사는 취약 부문의 잠재리스크 점검을 정교화하고 충분한 손실 흡수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원장은 “조직의 내부통제 기능과 책임경영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공유될 수 있도록 힘써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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