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신입생 입학준비금 5만원 준다..조희연표 서울교육 구상은
올해 서울시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1학년 학생들은 1인당 5만원씩 학교생활에 필요한 준비물 비용을 지원받게 된다. 워킹맘·맞벌이 부모를 위한 초등 돌봄교실 운영시간도 오후 8시로 확대된다. 코로나19(COVID-19)로 심화된 관내 초·중·고교 학생들의 학력결손·정서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790억원이 투입되는 등 학교 안전망도 강화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3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3 서울교육 주요업무'를 발표했다.
조 교육감은 "공존의 미래교육으로 나아가기 위해 교육 불평등 해소와 학생들의 안전 보장, 마스크 시대의 그늘 해소가 최소조건으로 확보돼야 한다"며 "올해를 이를 위한 '보완적 혁신'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우선 신규사업으로 교육 불평등 해소와 출발선 평등 보장을 위해 각 학교에 학생 1인당 5만원의 학교생활 준비물을 지원한다. 조 교육감은 "학습 준비물에 대한 학부모의 심리적·경제적·시간적 부담을 덜고자 한다"며 "단 한 명도 소외되지 않고 지원받을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복지통합지원시스템을 강화할 것"이라 설명했다.
서울시는 초등학생과 학부모가 직접 학습 준비물을 구매하는 부담을 덜기 위해 매년 새학기에 1인당 3만5000원씩 예산을 지원해왔다. 고효선 정책국장은 "1학년에 들어가면 수업 준비물 외에도 꼬마 빗자루처럼 갖춰야할 게 많지만 어디서 사야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며 "동네 문구점을 전전하며 애쓰지 않고, 가정환경에 따라 생기는 격차 없이 준비된 상태로 학교를 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모 돌봄 부담을 덜기 위한 정책도 속도를 낸다. 오는 3월부터 수요가 있는 공립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오후돌봄을 오후 8시까지 확대하는 등 단계적으로 초등돌봄교실 운영시간을 늘린다. 또 학부모의 간식 준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565개 공립초에 돌봄교실 학생을 위한 무상 간식을 지원한다. 초·중·고 희망학교에서 방과후학교 '더 좋은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비도 지원할 계획이다.
코로나19로 발생한 기초학력 부진과 학력결손 해소를 위한 예산도 대폭 증액했다. 790억원을 투입, 학습지도와 상담 역량을 갖춘 보조교사 튜터를 배치해 도움이 필요한 학생에 밀착 지원한다. 이에 따라 주당 2시간 가량이었던 협력교사의 배치 일정이 40시간으로 늘어난다. 또 키다리샘·서울학습도움센터 운영도 내실화할 방침이다.
조 교육감은 "복합적 요인에 따른 기초학력 부실이 우리의 현실이라고 인정한다"면서 "2018년 73억원이던 기초학력 예산을 올해 768억원으로 증액해 기초학력 보완을 위한 촘촘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고 국장은 "학교 내에서 다중지원팀을 운영하되 필요한 경우 전문기관에 요청하거나 교육청 학습도움센터 등을 통해 입체적으로 학생 맞춤형 지도가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태원 사고·학교 앞 음주사고 등으로 높아진 학교안전에 대해서도 올 상반기 안으로 서울지역 모든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스쿨존 등하굣길 안전 전수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국내 교육현장에서 불고 있는 교권보호도 적극 논의할 예정이다. 조 교육감은 "학생 인권의 존중을 위한 노력이 교권 추락에 기여했단 주장은 반대한다"면서도 "교권보호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보완적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다.
교육당국의 유보통합(유아교육과 보육의 통합) 논의에 발 맞춰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도 적극 추진한다. 공립유치원 신·증설 추진과 누리과정 학비 지원 등 공공성을 강화하고, 연내 공영형사립유치원과 공립유치원에 통학버스 운영을 지원할 수 있는 예산확보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조 교육감이 공약했던 유치원 입학준비금에 대해선 어린이집에도 동일하게 지원할 것을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제안한 바 있다.
조 교육감은 "유치원 입학준비금은 공약으로 제안한 사항이지만 어린이집 차별이 되는 문제가 있어 지속 검토하는 단계"라며 "이런 점을 고려해 서울시와 협의해서 어린이집과 유치원 모두 동일하게 입학준비금 지급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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